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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산업 전기료, OECD 중 가장 낮아
韓은 작년 대기업 전기료 10% 높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미국에 제철소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고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은 미국에서 강판을 조달해 생산 비용을 낮추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서 자동차와 부품,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에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발표에는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주(州)에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미국에 짓는 이 제철소는 저탄소 자동차 강판 특화 생산 시설로 지어진다. 현대차그룹은 “고품질 강판을 현지 조달해 관세 등 여러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백악관 방송 캡처

에너지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제철소를 짓기로 한 배경에는 한국보다 저렴한 미국의 산업용 전기요금도 있을 것으로 본다.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자동차 강판의 품질을 높여야 하는데, 국내 전기요금이 비싸 고품질 강판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컸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생산하는 차량에서 초고장력 강판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초고장력 강판은 일반 강판에 비해 강도가 높아 외부 충격에 잘 견디면서도 성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에서 초고장력 강판을 생산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미국에 비해 높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h)당 95.3달러였다. 이는 84.5달러인 미국에 비해 1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한국전력의 적자가 심할 때도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최소화하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많이 올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지난해 10월 주택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고 산업용 요금은 평균 9.7% 인상했다. 중소기업은 5.2%를 올린 반면 대기업에는 10.2%의 인상률을 적용했다.

이 때문에 철강 뿐 아니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현대제철 제공

미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한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산업용 전기요금 평균치를 100으로 잡을 때 미국은 58로 미집계 국가인 호주,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가장 수치가 낮았다.

미국은 주로 천연가스 발전소를 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제철소가 들어설 루이지애나주가 위치한 미국 동남부는 천연가스가 풍부해 미국 내에서도 전기요금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효재 CRO 에너지 인사이트 대표는 “현재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은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기업이 버티기 힘들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현대차가 미국에 31조원의 투자를 하는 배경에는 통상 압력도 있지만, 비싼 에너지 요금 문제도 있다.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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