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잡지, 트럼프 안보팀 채팅방 대화 전문 공개…논란 커질 듯
언론 "타격시간 등도 기밀…누설됐으면 조종사 위험했을 수도"
"'책임자' 국가안보보좌관 재신임했던 트럼프, 막후에선 분노"
언론 "타격시간 등도 기밀…누설됐으면 조종사 위험했을 수도"
"'책임자' 국가안보보좌관 재신임했던 트럼프, 막후에선 분노"
대(對)후티 공격 '민간 메신저 논의' 참여한 美 안보수뇌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왼쪽부터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JD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왼쪽부터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JD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에서 큰 논란을 부른 '전쟁계획 민간 채팅방 논의 및 유출' 사건과 관련, 미 국방장관이 구체적인 작전 시간과 공격 수단 등 공격 계획 관련 중요 정보를 채팅방에 올렸던 것으로 26일(현지시간) 드러났다.
미국 시사잡지 애틀랜틱은 이날 미국 외교·안보 수뇌부가 지난 15일 상업용 메신저 채팅방을 통해 진행한 예멘 후티반군 타격 관련 논의 전문을 전격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후티(예멘의 친이란 반군) PC 소그룹'이라는 제목하에 구성한 민간 모바일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에서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후티에 대한 미군의 공격 계획을 소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 동부시간 15일 낮 11시 44분 "날씨는 우호적이다. 막 확인됐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발사를 단행한다"고 적었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은 '낮 12시15분에 F-18 전투기가 첫 타격을 위해 출격'하고, 오후 1시 45분에 F-18의 타격, 공격용 드론 출격 등이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오후 2시 10분 2차 타격을 위한 F-18의 출격'과 '오후 2시15분 목표물에 대한 드론 공격'이 각각 있을 것이라고 전했고, '오후 3시36분 F-18에 의한 2차 공격과 해상에서의 토마호크 미사일 첫 발사'가 이뤄진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인사들이 정부 내 보안 소통 수단에 비해 해킹 등의 우려가 큰 민간 메신저를 통해 구체적인 군사 작전 계획을 논의한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게 됐다.
채팅방에 기밀 사항은 올리지 않았다는 25일 트럼프 행정부의 해명에도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당시 채팅방 대화에서 전쟁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지만 공격 시간과 공격수단에 대해 언급한 것이 더 문제라면서 이런 내용이 누설됐다면 후티 반군들이 도피하거나, 반격으로 전투기 조종사들이 위험에 빠질 뻔했다고 지적했다.
또 통상적으로 공격시간 등은 중요한 기밀로 취급된다며 '기밀사항은 없었다'는 당사자들의 해명을 반박했다.
아울러 헤그세스 장관과 왈츠 보좌관 등은 15일 실제 공격이 이뤄진 뒤 후티에 대한 공격 성과를 소개하고 자찬하는 글들을 해당 채팅방에 올리기도 했다.
왈츠 보좌관은 공격 후 "빌딩이 무너졌다. 복수의 '신원 확인'(positive ID·공격 대상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이 이뤄졌다. 피트(헤그세스), 쿠릴라(중부군 사령관), 정보 당국, 멋지게 해냈다"고 적었다.
이에 JD 밴스 부통령이 "뭐라고(what)?"라고 반응하자 왈츠 보좌관은 "첫 번째 타깃인 (후티의) 미사일 분야 최고 책임자는 우리가 신원 확인을 했다"며 "그는 여자친구가 있는 건물에 걸어 들어갔고, 그 건물은 (미군 공격에 의해) 붕괴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밴스 부통령은 "훌륭하다"고 반응했고, 왈츠 보좌관은 주먹과 성조기, 화염을 표현한 이모티콘 3개를 올렸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은 당일 오후 5시20분 "중부사령부는 (후티 공격 작전 수행에서) 완벽했고, 완벽하다. 전부 훌륭했다"며 "추가 타격이 오늘 밤 몇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우리는 내일 전면적인 (작전 관련) 초기 보고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일 오전 공격 단행에 앞서 채팅방에서 논의된 내용도 공개됐다.
채팅방을 조직한 왈츠 보좌관은 앞으로 72시간 이내를 중심으로 진행될 후티 관련 조율을 위한 핵심 그룹을 만든다며 채팅방의 구성 취지를 설명한 뒤 합참이 향후 이뤄질 일의 구체적인 순서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실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티로 인해 방해받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미국 무역량은 3%인데, 유럽 무역량의 40%가 통과한다"며 "대중이 이것(후티에 대한 미군의 공격)이 왜 필요한지 이해하지 못할 진정한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신중론에 가세했다.
그는 "CIA의 관점에서 우리는 지원을 위한 자산을 기동하고 있다"면서 "작전을 지연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추가적인 시간이 후티 리더십을 공략하기 위한 더 나은 포인트를 특정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썼다.
그러자 헤그세스 장관은 밴스 부통령을 향해 "당신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밝힌 뒤 사람들이 후티가 누군지 모르지만 "첫째, 바이든(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실패했기 때문에, 둘째 이란이 후티의 자금을 대고 있기 때문에" 후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그러면서 헤그세스 장관은 "몇 주나 한 달을 기다려도 근본적으로 (공격 여부를 둘러싼) 계산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기다리다가 정보가 새버리면 우리가 우유부단해 보일 수 있고,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에 나섬으로써 가자지구 휴전이 깨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또 "우리는 (공격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내가 최종 결정에 대해 한 표를 행사한다면 우리는 공격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공격은) 후티에 대한 것이 아니다"며 "항해의 자유와 핵심 국익, 바이든이 망친 억지력 재건에 대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작전에 대한 중지 또한 가능한 옵션이라고 밝혔다.
이어 왈츠 보좌관은 후티의 대함 크루즈 미사일을 방어할 역량이 유럽 해군에는 없다면서 결국 후티에 맞서 홍해 해상 수송로를 재개통하는 일은 지금 하건 수주 후에 하건 미국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공격과 관련한 비용을 유럽 국가들에 어떻게 분담시킬지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자 밴스 부통령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당신이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자. 그러나 나는 그저 유럽을 구제하는 일이 싫을 따름"이라고 했다.
이어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만이 후티에 대한 타격을 수행할 수 있다는 왈츠 보좌관의 견해에 동의한다고 밝힌 뒤 "문제는 타이밍인데, 지금이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썼다.
그는 "(홍해)항로를 재개통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비춰 나는 우리가 (공격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그러나 대통령은 아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24시간의 시간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SM'이라는 약칭의 한 채팅 참가자는 "내가 듣기로 대통령은 분명히 그린라이트(공격강행)다"라며 "그러나 우리는 이집트와 유럽에 (후티 타격에 대한 비용 분담 등 차원에서) 우리가 대가로 기대하는 바를 곧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썼다.
총 19명으로 구성된 이 채팅방에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알렉스 웡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 등도 포함됐다.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지난 24일, 미군이 15일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전에 미국 외교안보라인이 공격 계획을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민간인 신분인 자신이 이 채팅방에 초대됨으로써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의 1차적인 책임자인 왈츠 보좌관을 25일 공개석상에서 재신임했지만 '막후'에선 왈츠 보좌관에 대해 분노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계획을 논의하는 채팅방에 골드버그 편집장를 실수로 초대함으로써 사달이 나게 만든 것뿐 아니라, 골드버그의 전화번호를 왈츠 보좌관이 핸드폰에 저장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 분노하고 수상쩍게 여겼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온 골드버그는 특히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승리한 46대 대선을 앞뒀던 2020년 9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군 복무 중 목숨을 잃은 군인들을 "루저"(멍청이)라고 폄하했다고 보도해 트럼프 재선 가도에 큰 타격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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