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가 이어지는 가운데 26일 경북 안동하회마을이 산불로 인해 연기가 자욱하다. 안동=조태형 기자
[서울경제]
닷새 째 확산 중인 경북 의성 산불이 결국 세계문화유산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턱밑까지 닥쳤다. 현재 불길은 병산서원 앞 3km까지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26일 소방 당국이 열화상 드론으로 확인한 결과 산불이 병산서원 직선거리 3㎞까지 다가왔다. 불길이 가까워지자 경북 안동시는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재난 문자를 보낸 상태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 인금리 산불이 확산 중이라며 인금 1리와 2리, 어담리, 금계리, 하회 1리와 2리, 병산리 주민에게 광덕리 저우리마을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병산서원에서 4㎞ 떨어진 지점에서 드론으로 열을 감지하니 40도 정도 나와 일단 주민들에게 대피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불길은 계속 번져 남후면 상아·하아리 그리고 임동면 갈전1·2리 주민에게도 대피할 것을 전하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한편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인근 주민들은 대피령이 내려지기 전 화재를 막기 위해 소방 당국과 함께 소화전 30개와 소방차 19대 등을 활용해 2시간 간격으로 마을 내 가옥 등에 물을 뿌리는 작업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당국은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를 보호하기 위해 사찰 주변 30m에 있는 나무를 벌채했고 병산서원 등 주요 시설물 주변에는 산불확산 지연제(리타던트)도 살포하며 산불 피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26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에서 소방대원들이 산불을 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다만 강풍을 타고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어 화재 피해 정도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림 당국 등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출하지는 못했지만 현재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지역의 피해 규모가 서울 면적(6만520㏊)의 절반가량인 3만1000㏊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
경북도, 경찰, 소방·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지역별 사망자는 영덕 8명, 영양 6명, 청송 3명, 안동 4명 등 21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의성에서 진화 작업을 하다 헬기가 추락해 숨진 조종사 A 씨(73)까지 포함하면 경북에서 의성 산불과 관련된 희생자는 22명으로 잠정 확인됐다.
현재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는 주민 8753명이 실내체육관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또 현재까지 각종 시설 257곳에서 산불 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밖에 고속도로는 예천∼의성 분기점, 동상주∼영덕 분기점 양방향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산림 당국은 27일 일출 후 헬기 등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재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