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삼의계곡에 전날 발생한 산불에 탄 차량이 놓여 있다. 이 차량 인근에서 산불 대피하다 숨진 3명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홀로 남은 처남댁 돕다가 사고
지난 25일 경북 영양군으로 번진 산불로 인해 숨진 주민 중에는 이장 부부 등 일가족 3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영양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석보면 917번 국도의 골짜기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된 권모(60)씨는 삼의리 이장이었다. 아내 우모(58)씨와 그의 처남댁도 이곳에서 발견됐다. 관계당국은 권씨 등 3명이 함께 자동차를 타고 화매리에서 삼의리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산불과 연기에 휩싸여 대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날 오후 5시41분쯤 삼의리 이장이었던 권씨는 주민 개별 휴대전화에 안내용 음성 메시지를 남기는 ‘스마트 방송’을 전파했다. 산불이 삼의리 계곡 능선을 타고 확산하면서 이날 오후 6시쯤 인근 화매리에서도 주민 대피 안내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후 마을이 정전되면서 무선 통신이 하나둘 끊기기 시작했다.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삼의리 삼의계곡에 전날 발생한 산불에 불탄 차량이 보존돼 있다. 연합뉴스


불 탄 차량 밖서 3명 발견
하지만 권씨 부부는 마을 밖으로 탈출하는 대신 화매리에 사는 처남댁을 구하러 갔다고 한다. 석보면사무소 관계자는 “권씨 처남이 크게 화상을 당했다는 전화를 받고 나서, 부부가 화매리로 급하게 달려가신 것 같다”며 “처남을 119로 이송하고 나서, 혼자 남겨진 처남댁을 태운 뒤 삼의리 방향을 통과해 대피소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했다.

권씨 등 일가족이 탈출할 당시 917번 도로에는 불씨가 골바람을 타 불바람이 불고 있었다. 도로 양쪽에 쌓인 낙엽과 나무가 불쏘시개가 됐다. 삼의리 이장 내외와 처남댁은 한바탕 산불이 지나간 오후 8시쯤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 다 타버린 자동차도 있었다.

석보면사무소 관계자는 “권씨는 9년 정도 이장을 맡으시면서 주민 신망도 두텁고,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이었다”며 “통신이 두절돼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을 확인하기 위해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양군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유족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변을 당하신 이유를 지금으로써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625 엎치락뒤치락 수싸움 치열했던 고려아연 주총...영풍·MBK, 반격에 실패 랭크뉴스 2025.03.28
45624 149시간 만에 역대 최악 산불 ‘주불 진화’…“위험 여전, 긴장감 유지” 랭크뉴스 2025.03.28
45623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델레이 초토화…"최소 20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28
45622 성기 거세 치욕 속에도 썼다, '천개의 눈'이 본 인간 본성 랭크뉴스 2025.03.28
45621 민주 41%·국힘 33% 지지도 격차 커졌다 랭크뉴스 2025.03.28
45620 역대 최악 산불 149시간 만에 잡았다 랭크뉴스 2025.03.28
45619 ‘성폭행 혐의 피소’ 장제원…고소장 접수 두 달 만에 경찰 조사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8
45618 [단독]탄핵 찬성 여성 폭행한 20대 남성 송치···“아픈 척·자해공갈” 조롱도 랭크뉴스 2025.03.28
45617 장제원 전 의원, ‘비서 성폭행 혐의’ 경찰 조사 받아 랭크뉴스 2025.03.28
45616 경북 산불 1주일 만에 진화…‘1㎜ 단비’가 기적 불렀다 랭크뉴스 2025.03.28
45615 [단독]'비서 성폭력 의혹' 장제원 전 의원 첫 경찰 소환 조사 랭크뉴스 2025.03.28
45614 미얀마 내륙서 규모 7.7 강진‥1,000km 밖 방콕 빌딩까지 '와르르' 랭크뉴스 2025.03.28
45613 장제원 전 의원 '비서 성폭력 의혹' 경찰 소환 조사 랭크뉴스 2025.03.28
45612 ‘7.7 규모’ 미얀마 진앙 만델레이 병원에만 최소 20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28
45611 [속보]우원식 국회의장, 한덕수 권한대행 권한쟁의심판 청구 접수 랭크뉴스 2025.03.28
45610 주말 앞두고 탄핵 집회 가열…"즉각 파면" vs "尹 지킨다"(종합) 랭크뉴스 2025.03.28
45609 우원식, 마은혁 미임명 권한쟁의…본회의 요구엔 “여야 합의하라” 랭크뉴스 2025.03.28
45608 ‘성폭행 피소’ 장제원 전 의원, 고소장 접수 두 달 만에 경찰 출석 랭크뉴스 2025.03.28
45607 [단독] "사랑해"…70대 헬기 기장은 추락 전날 아내에게 속삭였다 랭크뉴스 2025.03.28
45606 '120억' 찍은 압구정 현대아파트…역대 최고가 랭크뉴스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