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주민대피령이 내려진 안동은 강풍 탓에 무서운 속도로 불이 번졌는데요.
주민들은 "불길이 사람보다 빠르게 이동"해 옷가지 하나 챙기지 못하고 대피해야 했습니다.
오늘도 안동 도심은 온종일 산불 연기에 갇혔습니다.
조건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갑작스레 산불이 들이닥친 안동 시내입니다.
산불로 발생한 잿빛 연기에 온 도심이 갇혔습니다.
잔불에 아직도 연기는 피어오르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들이 보입니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임하면으로 가봤습니다.
마을 곳곳이 초토화됐습니다.
사과 창고는 녹아내리듯 주저앉았습니다.
창고 안이 몽땅 타버렸고 벽면은 불에 녹아 휘어진 채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잔불에 연기도 계속 나고 있습니다.
가까이서 들여다본 건물 안은 남은 것 하나 없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어제 저녁 급하게 대피했던 직원들은 잔해를 치우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잔불을 잡고 있습니다.
[김우곤/농업회사 직원]
"산에서 불이 내려왔어요. 불이 튀고 막 보건소까지도 불이 튀었으니까. 직장이 이렇게 됐는데 참담하죠."
원래 모습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주저앉은 주택입니다.
70대 여성이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평소 휠체어를 타고 다녀 거동이 불편했습니다.
가족들이 대피를 위해 찾아왔을 때는 이미 불길이 번진 뒤였습니다.
[산불 사망자 유족]
"이쪽에 난리 났다고 해서 어제 늦게 내려왔다고요. 내려오니까 이렇게 벌어져 있는 거야. 온 산에 불이 붙어서 난리도 아니었지. 여기까지는 설마 했거든. 마음이 너무 아파요."
안동 국립경국대에는 어젯밤 학교 뒷산까지 시뻘건 불길이 들이닥쳤습니다.
학생과 교직원 수백 명이 체육관으로 급히 대피해야 했습니다.
산불이 지나갔지만 여전히 자욱한 연기에 숨쉬기도 불편할 정도입니다.
경국대학교 학생들이 대피했던 체육관입니다.
지금은 학생들 모두 빠져나온 상태인데요.
이 아래를 보면 마시다 남은 생수통과 과자 상자 같은 대피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불길을 피해 몸만 빠져나온 주민들은 대피소로 모였습니다.
입을 옷 하나 챙길 새도 없이 불길은 무서운 속도로 마을을 덮쳤습니다.
[권오필·김영희·임혜정/경북 안동시 일직면]
"불이 사람보다 더 빨리 나왔어요. 바람이 뺑뺑이 돌고 불이 이리로 갔다 저기로 갔다 그랬다니까‥ <우리 동네 지금 집 하나도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 지금.>"
[이예담·윤푸름/경북 안동시 일직면]
"불길이 뒤에서 이렇게 막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걸 봤는데‥진짜 정신없이 나왔어요. 그러니까 속옷 하나 안 챙기고 나와서‥"
이미 안동에서만 4천여 명이 대피했지만, 복구는커녕, 여전히 불길은 확산 중입니다.
순식간에 덮친 산불에 주민들은 피해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행여 또 불이 나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건희입니다.
영상취재: 최대환 / 영상편집: 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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