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산불을 코앞에서 마주해야 했던 시민들은 종일 불안에 떨었습니다.
유례없는 대형 산불이긴 했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대처에 대한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키우던 강아지와, 닭은 풀어주고 사람 몸만 가까스로 빠져나왔습니다.
귀향 5년째, 홀로 살던 집을 두고 대피소로 향했습니다.
[이종태/안동시 일직면 주민]
"'아이구 따가워' 그래. 벌써 불똥이 떨어지는 거예요, 머리에. 한 10km밖에 못 갔어요. 연기에 앞이 보여야지."
집은 하룻밤 새 사라졌습니다.
뿌연 연기가 온 마을을 뒤덮었습니다.
물동이 위에는 잿더미가 가득하고요, 지붕은 폭삭 무너져 내렸습니다.
산에서 번진 불길이 옆집까지 집어삼키는 건 순식간이었습니다.
통신장애에 한때 인터넷과 전화까지 먹통이 됐습니다.
[정귀화/안동시 길안면 주민]
"핸드폰이 전화가 안 되더라고요. 연락이 안 돼서 아들이 안동에서 길안까지 못 넘어오는 걸 '부모님이 연락이 안 돼서 안 되겠다'해서 (겨우 왔어요.)"
쉴 새 없이 울리는 재난문자는 혼란을 더 키웠습니다.
[이종숙/안동시 일직면 주민]
"의성군하고 안동시하고 인접 지역이니까 다 받는 거예요. 힘들긴 했죠. 문자 양이 너무 많으니까."
겨우 불길을 뚫고 도착한 대피소는 만원이었습니다.
산불이 엄습한 오후 5시나 돼서야 대피하라는 명령이 내려지면서 한꺼번에 한 장소에 주민들이 몰린 겁니다.
[심상귀/안동시 길안면 주민]
"<어제 오전만 해도 여기가 텅텅 비었어요.> 여기 오니, 우선 그쪽으로 가 있다가 오라고 하더라고."
대피 장소가 불과 수분 사이 바뀌는 등 복잡한 안내에 고령층은 특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김우철/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이장]
"(재난문자가) 수시로 오고 했는데 자기 일을 하다 보니까 또 어른들은 또 일일이 확인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까 방송을 해도 잘 못 들으시고."
전문가들은 제대로 된 재난 대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성용/국립경국대학교 산림과학과 교수]
"예산만 투자하면 이제 시스템적으로 우리가 완비를 할 수가 있고 그래서 어떤 사람은 어디에 대피해야 된다는 안내까지도 사실은 가능하거든요."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는 유례없는 산불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자체, 산림 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MBC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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