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6일 산불이 훑고 간 자리 앞에 청송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 전경. 손성배 기자

경북 산불 희생자 3명이 안치된 청송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이 화재 피해를 가까스로 피했다. 26일 청송군 등에 따르면 청송읍 청송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 뒷산까지 지난 25일 오후 산불이 번졌다.

의료원은 오후 5시쯤 가용한 소방장비를 모두 준비한 뒤 80명 전 직원을 동원해 불길을 막았다. 소방호스와 소화기뿐 아니라 쓰레기통, 냄비를 들고 일렬로 선 뒤 2시간여 동안 건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연신 물을 쏟아부어 화재 피해를 막았다고 한다. 윤홍배 의료원장은 “군립 의료시설과 장사시설을 지켜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송군에선 산불로 이날 현재까지 총 3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지난 25일 밤 파천면 옹정리에서 50대 여성 A씨와 80대 여성 B씨, 진보면 시량리에서 70대 C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희생자 시신 3구 모두 현재 이 장례식장에 안치돼있다.

지난 25일 경북 청송군보건의료원·장례식장 주변까지 산불이 번졌다. 현재 이 장례식장엔 청송군 산불 사망자 3명의 시신이 안치돼있다. 사진 청송군보건의료원

A씨 유족은 “나무가 뚝 부러질 정도로 태풍보다 강한 강풍이 불어 온 동네 집이 불탔다”며 “아직 사망 원인이 불명확해 슬퍼할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차량으로 대피하다 차 바깥에서 발견된 사망자다. 청송경찰서 관계자는 “A씨 등 산불 희생자 3명을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유족들이 빈소를 차리지 않은 장례식장 호실은 이날 오전부터 산불이 급속도로 번진 주왕산국립공원과 주왕산면 주민들의 대피소로 활용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미취학 영아 1명을 포함해 주민 30여명이 긴급 대피해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불로 가스, 전기, 수도가 종종 끊어지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장례식장으로 이동한 주민들도 1차 대피소로 지정된 파천초등학교 등 단수로 인한 불편을 호소했다.

지난 25일 경북 청송군 진보면 진보병원에 입원 환자 244명 중 거동이 불편한 와상 환자 33명을 문경요양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119구급대 등 구급차가 줄지어 서있다. 사진 청송군보건의료원

한편 희생자가 나온 진보면엔 노인전문병원인 진보병원이 있다. 이 병원 입원 환자 254명 중 33명이 거동이 불편한 와상 환자였다. 오후 8시쯤 산불이 병원 쪽으로 번지려 하자 보건의료원 측은 119구급대 등 가용 구급차를 동원해 120㎞ 떨어진 시립문경요양병원으로 환자들을 옮겼다. 마지막 환자를 이송하기까지 총 9시간 40여분이 걸렸다.

산불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사상자 수는 50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24명이 숨졌고 26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중상자는 12명, 경상자는 14명이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821 트럼프 “푸틴과 러시아의 ‘북한 무기’ 구매 관련 논의한 적 없어” 랭크뉴스 2025.03.29
45820 미국 지질조사국 "미얀마 강진 사망자 1만명 넘을 확률 71%" 랭크뉴스 2025.03.29
45819 [속보] ‘경북 산불’ 영양·의성서 사망자 2명 추가… 총 26명 숨져 랭크뉴스 2025.03.29
45818 '산불사태' 인명피해 70명으로 늘어…안동·의성 재발화(종합) 랭크뉴스 2025.03.29
45817 “통장 0원 찍혔지만…” 번식장 60마리 구한 주인공 [개st하우스] 랭크뉴스 2025.03.29
45816 헌재 “피청구인 윤석열 파면” 선언할 때다 [김민아의 훅hook] 랭크뉴스 2025.03.29
45815 뉴턴 사과나무도 직접 본다…'한강의 기적' 함께한 이곳 개방 랭크뉴스 2025.03.29
45814 [속보] 경북 안동·의성 산불, 부분 재발화‥헬기 투입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3.29
45813 미얀마 7.7 강진에…美 "사망자 1만명 넘을 가능성 70% 넘어" 랭크뉴스 2025.03.29
45812 “애타는 이재민·가족들 위해” 지리전공 대학생들이 만든 ‘대피 지도’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3.29
45811 안동·의성 산불 재발화…긴급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3.29
45810 "51번째 주라고? 캐나다가 美 인수 가능" 이런 계산 나왔다 [세계한잔] 랭크뉴스 2025.03.29
45809 우의장, 한 대행에 권한쟁의심판…여 “또 헌재·한 대행 겁박” 랭크뉴스 2025.03.29
45808 [속보] 도로공사 "중앙고속도 남안동∼서안동IC 통행 재개" 랭크뉴스 2025.03.29
45807 안동 이어 의성 산불 재발화...산림당국 "헬기 투입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3.29
45806 韓 기업들 어쩌나...트럼프 때문에 '초비상' 랭크뉴스 2025.03.29
45805 안동·의성 산불, 부분 재발화…헬기 투입 진화작업(종합) 랭크뉴스 2025.03.29
45804 尹 탄핵 선고 연기에…여야, 3월 마지막 주말 ‘장외 총력전’ 랭크뉴스 2025.03.29
45803 꺼져가던 산불 밤새 살아나…안동 이어 의성도 다시 번진다 랭크뉴스 2025.03.29
45802 트럼프 "상호관세, 협상 가능해"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