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당과 농운정사 등 보물 품은 곳
방어선 구축 위해 서원 주변 경관목 벌목하고 살수
방어선 구축 위해 서원 주변 경관목 벌목하고 살수
경관목 벌목하며 산불 방어선 구축하는 도산서원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안동=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화한 산불이 한국 정신문화의 성지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 주변까지 근접하고 있어 당국이 산불 방어에 고삐를 죄고 있다.
26일 오후 6시 30분께 도산서원은 산불 연기가 자욱한 상태다.
낙동강변에 위치한 도산서원은 인근에 호계서원, 월천서당, 분강서원 등이 분포해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안동 남선면으로 번진 화선은 이날 도산서원과 직선거리로 20여km까지 북상했다.
이때문에 인근 마을인 도산면, 예안면, 녹전면에 신규로 대피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화선 인근보다 매캐한 냄새는 덜했지만, 도산서원을 지키고 선 관계자들은 사뭇 비장한 표정을 보였다.
이들은 산불이 도달하기 전 선제 조치로 도산서원 내 퇴계 이황 유품과 서책 등을 국학진흥원으로 옮겼다.
산불 방어선을 구축하기 위해 도산서원을 둘러싼 소나무와 단풍나무 벌목도 시작했다.
도산서원 관리사무소 전 직원은 비상시 전부 투입될 예정이며, 소방차 2대와 소방관, 의용소방대 등도 비상시 투입될 예정이다.
산림에 둘러싸인 도산서원
[촬영 윤관식]
[촬영 윤관식]
도규태 도산서원 관리소장은 "화재로 잿더미가 된 고운사 사례가 있어 화선이 멀더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안동에서 넘어오는 산불은 안동댐과 낙동강이 있어 그나마 걱정이 덜하지만, 영양 쪽에서 넘어오는 산불이 위협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과 한국전쟁을 견뎌낸 만큼 이번 산불에서도 도산서원을 사수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산서원은 산불 방어선 구축을 이유로 오는 27일부터 민간인 방문객을 받지 않을 예정이다.
이곳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2019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9개 서원 중 하나에 포함돼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도산서원과 함께 있는 도산서당과 기숙사 건물인 농운정사는 2020년 보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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