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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 자하문로 아침부터 점거 중
“트랙터 돌려달라” 농성하며 도로에 분필로 낙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26일 아침부터 경복궁 왼편 자하문로를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아스팔트 도로 위에 분필로 ‘윤석열 파면’ ‘윤석열 OUT’ 등을 적었다. 작년 11월 동덕여대에서 벌어진 ‘래커 시위’와 비슷하지만, 이번에는 잘 지워지는 분필로 낙서를 남겼다.

이날 시위는 기습적으로 벌어졌다. 발단은 전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벌인 ‘트랙터 상경 시위’였다. 전농은 전날 남태령고개에 화물트럭 25대에 실은 트랙터 30대를 집결시켰다. 경찰은 1t 트럭 20대를 제외하면 서울 진입을 막은 법원 결정에 따라 버스로 차벽을 설치하고 트랙터가 서울로 들어갈 수 없도록 했다.

그런데 트랙터 1대를 실은 화물 트럭 1대가 남태령을 우회해 서울 도심으로 진입했다. 트랙터는 경복궁 서십자각터에 있는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집회 장소로 접근하려 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15분쯤 비상행동 천막농성장 인근에서 트랙터를 발견했고, 오전 6시30분쯤부터 견인 조치에 나섰다.

농성 중이던 시위대는 경찰의 견인 조치에 거세게 반발했고, 이곳으로 새로운 시위대가 모여들었다. 시위대는 자하문로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 때문에 자하문로는 통인시장~경복궁역 구간은 오전 6시44분부터 약 12시간째 왕복 6차로 모두 통행이 제한돼 있다.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 주차된 전농 트랙터.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단체들이 트랙터를 지키고 있다. /김관래 기자

약 500명 규모의 시위대는 경찰에게 견인한 트랙터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윤석열 파면’ ‘니들만 트랙터 갖고 노니까 좋냐’ 등이 적힌 적힌 피켓을 들었다. 20여 명은 트랙터 주변 도로에 앉거나 누워서 경찰이 트랙터를 끌고 가지 못하도록 막았다. 경찰은 트랙터를 견인하려 지게차를 준비했지만, 자하문로 바깥으로 끌고 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 뒤 이날 오전 11시45분쯤부터 서울 도심 트랙터 시위에 합류한 20~30대 남녀 약 10명이 분필을 가져와 트랙터 주변 아스팔트 도로에 흰색,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등으로 다양한 문구를 적기 시작했다. “피곤해 죽겠다 빨리 파면해” “아름다운 광기” “농민도 시민이다 권리와 존엄을” 등이었다. 사회자는 낮 12시쯤 집회 참가자들에게 “분필로 바닥에 문구를 작성해달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분필 낙서는 자하문터널 방향 3개 차로에 40m쯤 적혔다. 낙서로 훼손된 도로 면적은 약 400㎡쯤이다. 다만 분필 낙서이기 때문에 발로 문지르자 지워지기도 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에서 열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메시지 적혀 있다. /뉴스1

현행법에는 도로에 낙서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이 여럿 있다. 그러나 분필 낙서를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법인 YK의 김범한 변호사는 “분필 낙서를 두고 재물손괴죄나 공용물건손상죄는 적용하기 어렵다”며 “손괴죄는 효용을 해한 것인지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경범죄처벌법에 처벌조항이 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질 지 의문”이라고 했다.

경복궁역으로 접근하는 자하문로가 통제돼 이날 아침 서울 북서쪽에서 도심으로 접근하는 차량은 효자로로 우회했다. 인근 주민 천모(60)씨는 “부암동 쪽으로 가는 차들은 보통 자하문로를 이용한다. 다 우회해야 하니 차가 많이 막힐 것”이라고 했다. 집회 현장을 지나던 김모(29)씨는 “도로를 다 점거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마을버스를 타고 지하철역까지 갈 수 없어서 불편하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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