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문기·백현동 발언' 1심 집행유예 뒤집혀
"유권자에 잘못된 인식 심어줄 허위성 없어"
이재명 "사필귀정... 검찰은 자신 돌아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혐의를 벗었다.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 상당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1심과 달리, 2심 법원은 이 대표 발언 전부에 대해 유권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정도의 허위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 최은정)는 26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이 대표 측이 신청한 두 건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기각 또는 각하했다. 판결 요지 설명 내내 피고인석에서 눈을 감고 경청하던 이 대표는 무죄 선고 후 퇴정하는 재판부를 향해 허리 숙여 90도로 인사했다. 희미한 웃음을 띠며 변호인단과 차례로 악수도 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의 두 갈래 혐의 중 '김문기 발언'과 관련한 검찰의 기소 구조부터 지적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21년 4차례 인터뷰 등에서 '성남시장 시절엔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을 통째로 기소한 후, 1심이 그 발화 취지를 ①시장 재직 시엔 몰랐다 ②출장 중 같이 골프 치지 않았다 ③기소 후 알게 됐다 등으로 구분하자, 2심 과정에서 이에 맞춰 공소장을 변경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③발언은 ①발언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조적 논거일 뿐 독자적으로 선거인 판단을 그르칠 만한 중요 부분이라 보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하고 싶은 말은 일관되게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것이고, 그에 대한 배경 또는 보조 정보로 인지 시점이 기소 후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①과 ③을 별개 혐의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1심에서 유일하게 유죄로 인정한 ②까지 무죄로 판단했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에서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조작한 거죠"라고 말한 것에 대해 1심은 "출장 기간 중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친 적이 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고 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진은 조작된 것이어서 '김 전 차장과 골프 친 사진이 아니다'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정다빈 기자


'백현동 발언'에 대한 유·무죄 결론도 뒤집혔다. 이 대표가 2021년 경기도에 대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특혜 논란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혁신도시법상 의무 조항을 근거로 용도지역 변경을 지시하며,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다"는 허위사실을 퍼뜨렸다는 혐의에 대해 1심은 유죄로 봤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이 대표의 국감 발언을 7개 단락으로 세분화한 후, 검찰이 이 대표 답변 취지를 곡해했다고 판단했다. 서로 다른 시기를 전제로 하는 '의무 조항' 발언과 '백현동 용도지역' 발언을 하나로 묶어, 이 대표가 "국토부의 의무 조항 요구 때문에 백현동 용도지역을 변경했다"고 말한 것처럼 기소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의 '협박' 발언 역시 다소 과장된 표현일 뿐,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냈다.

공소사실 전체가 모두 무죄로 판정되면서, 이 대표는 대선가도의 최대 장애물을 넘게 됐다. 앞서 1심은 벌금형이 흔한 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재판에서 이례적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선거법상 집행유예 선고가 확정되면 10년 동안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날 항소심 판결 직후 "사필귀정 아니겠냐. 검찰은 자신들의 행위를 좀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069 [속보] 미얀마 군정 "강진 사망자 1천644명으로 늘어" 랭크뉴스 2025.03.29
46068 "불 꺼져도 집에 못 가" 갈 곳 사라진 산불 이재민들 랭크뉴스 2025.03.29
46067 ‘불씨 되살아 날라’…이제는 잔불과의 전쟁 랭크뉴스 2025.03.29
46066 "추억도, 생업도 다 없어져"‥삶의 터전 앗아간 화마 랭크뉴스 2025.03.29
46065 1300㎞ 떨어진 건물도 붕괴...너무 얕은 '10㎞ 진원' 피해 키웠다 랭크뉴스 2025.03.29
46064 '산불사태' 인명피해 75명으로 늘어…산청 진화율 99%(종합3보) 랭크뉴스 2025.03.29
46063 검찰, 문재인 전 대통령 소환통보…“정치 탄압 칼춤” “법 위 군림 안돼” 랭크뉴스 2025.03.29
46062 ‘지진 피해’ 미얀마 군사정권, 국제 사회에 인도적 지원 요청 랭크뉴스 2025.03.29
46061 미얀마 강진 사망자 1천 명 넘어…‘건물 붕괴’ 지금 방콕은? 랭크뉴스 2025.03.29
46060 외교정책 비판도 ‘테러 옹호’ 규정…SNS 뒤져 비자 문턱 높이겠다는 미국 랭크뉴스 2025.03.29
46059 프로야구 30일 NC-LG 창원 경기 취소… 구조물 추락 사고 여파 랭크뉴스 2025.03.29
46058 산불 피해 반려견 사료 2톤 도난…“청년 대여섯명이 실어가” 랭크뉴스 2025.03.29
46057 산불로 폐허가 된 마을[현장 화보] 랭크뉴스 2025.03.29
46056 창원NC파크서 철제구조물 추락… 여성 2명 중경상 랭크뉴스 2025.03.29
46055 ‘입꾹닫’하고 사는 세상, 용기 내볼까[이다의 도시관찰일기] 랭크뉴스 2025.03.29
46054 ‘고중량 운동’하는 남성, 이 병을 조심하자[수피의 헬스 가이드] 랭크뉴스 2025.03.29
46053 보통 50~60km 깊이인데… 너무 얕은 '10km 진원'이 피해 키웠다 랭크뉴스 2025.03.29
46052 “헌재 빨리 판단 내려야”…주말 탄핵 찬반 집회 랭크뉴스 2025.03.29
46051 이재명 "국힘 '골프사진 조작' 비판…진실 직시해야" 랭크뉴스 2025.03.29
46050 일요일 아침 ‘꽃샘추위’ 영하권… 전국 건조하고 강풍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