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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무죄 판결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권 가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2심 재판부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은 결과다. 이로써 이 대표는 ‘대선 출마 자격’ 논란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게 됐다. 검찰이 정치적 기소를 했다는 이 대표 주장도 힘을 얻은 만큼, 향후 민주당은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확정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는 이날 이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해 유권자의 선택을 방해했고 ▲민의가 왜곡·훼손됐다며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던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2심 법원은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가 “국토부가 용도변경을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고 봤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그동안 ▲백현동 사업과 무관한 공공기관 이전 건을 설명하며 썼던 표현이며 ▲소관 부처로부터 ‘압박’ 받은 것을 ‘협박’으로 표현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대표가 백현동 사업 관련 허위사실을 말했다는 1심 판단과 반대된다.

법원은 또 이 대표가 같은 해 12월 방송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고(故) 김문기씨와 성남시장 재직 시절인 2015년 해외 출장 중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말한 것 역시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봤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대표와 골프를 친 사람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문기씨 둘 뿐이어서, 함께 골프를 친 행위는 기억에 남을 만하다는 판단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 선고일인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이 대표의 무죄 판결 소식에 기뻐하고 있다. /뉴스1

탄핵 인용시 李 사실상 ‘본선 직행’
이번 판결은 야권 핵심 대선 주자인 이 대표의 입지와 직결된다. 대법원 판결이 남았지만, 최종심에서 2심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다. 대선 출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법적 제약이 사라진 만큼, 조기 대선 가도의 급한 불은 끈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기각되는 경우에도 집권 후반기 레임덕을 피하긴 어렵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조기 대선이 아니더라도 정치권이 조만간 차기 대선 모드에 돌입한다는 의미다.

규정상 공직선거법 사건 3심은 2심 선고 후 3개월 이내 결론을 내도록 정하고 있다. 오는 6월 26일이 시한이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지연되고 있지만, 늦어도 4월 둘째주를 넘기지 않을 거란 관측이 중론이다. 탄핵 인용시 선고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 경우 이 대표 최종심 전에 대선을 치르게 된다는 뜻이다.

이 대표 ‘독주 체제’는 한층 확고해졌다. 야권 내에 이 대표만큼 대규모 지지층을 보유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까지 일정 부분 해소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대표는 원내 기반도 탄탄하다.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비명(非이재명)계가 대거 숙청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피선거권 박탈형을 벗어나면서, 비명계 잠룡들이 나설 공간은 더 줄어들었다. 당내에선 이미 “경선을 치르는 게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왔다.

對검찰 공세 강화, 대선 준비 본격화
민주당은 향후 검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조기 대선 준비 작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심 재판부가 검찰 기소 내용 중 상당수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은 검찰이 야당 대표를 탄압할 목적으로 ‘짜깁기 기소’를 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다. 당에선 사법정의실현검찰독재대책위원회(사검특위)를 중심으로 심우정 검찰총장 등 검찰에 대한 전방위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공약 선별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이미 이 대표가 공동의장을 맡은 민생경제연석회의가 대선 공약 초안을 마련했다.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도 공약을 추리고 있다.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신속히 지정할 것을 촉구하되, 내부에선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는 즉시 경제정책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법원 선고 직후 취재진에 “검찰과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썼어야 한다”면서 “이제 검찰도 자신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이상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필귀정 아니겠느냐”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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