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산불 현장 헬기 추락, 조종사 사망
사고 여파 헬기 운영 위축 불가피 전망
사고 여파 헬기 운영 위축 불가피 전망
26일 오후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산불진화용 헬기가 추락해 소방 당국이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헬기 조종사는 현장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의성=연합뉴스
경북 의성군에서 26일 산불 진화를 하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헬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가 2시간여 만에 재개됐다. 핵심 전력인 헬기가 멈추면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가중되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이날 오후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안전을 위해 중단했던 헬기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지상 진화로 작전을 전환했지만 공중 지원이 사라지면서 진화대원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주민 대피령 범위가 넓어졌다"며 "불가피하게 헬기 재투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추락 사고 여파로 헬기 운항이 이날 오후 1시 반쯤 전면 중단되자 산불 진화에 차질이 예상됐었다. 산불 확산 저지와 주불 진화는 대부분 공중 전력에 의존하는데, 입체전에서 지상전으로 전환될 경우 화선이 늘어나 진화율이 또다시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의성 산불은 진화율이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급속히 확산했고, 경남 산청군 산불 진화율도 이날 오전 6시 기준 80%에서 낮 12시에는 75%로 내려간 상황이었다.
산림 당국은 이날 울산 울주군 산불에 진화 헬기 13대, 경남 산청·하동 29대, 의성 46대, 경북 안동 20대, 영양·청송 11대, 영덕 17대 등 모두 137대의 헬기를 투입해 진화 작전을 폈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불 지역에 임도(산속 도로)가 발달하지 않아 산불 진화 특수차량 등 지상 장비 투입이 여의치 않은 것도 큰 문제"라며 "진화 과정에서 인명 피해도 있었던 터라 인력을 무리하게 투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주간에는 지상과 공중에서 입체적으로, 야간에는 지상 인력과 장비만으로 산불에 대응해 왔다.
한편 이날 낮 12시 51분쯤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는 강원도가 산불 진화용으로 임차한 헬기가 추락했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된 S76 기종으로 1,200L급 소형 물주머니(밤비 버킷)를 이용해 산불을 끄는 중형 헬기다. 추락 헬기에는 기장 박모(73)씨가 혼자 탑승하고 있다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