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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산불이 경북 북부로 확산 중인 26일 경북 영덕군 축산면 고곡리 한 마을이 불 타있다. 한수빈 기자


경북 북동부권으로 확산된 산불로 최소 18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지자체의 부실한 위기관리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안내를 제대로 하지 못해 주민들이 대피소에서 다시 산불을 만났고, 확산 초기 적극적인 대피조치도 이뤄지지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의성 산불이 안동·청송·영덕·영양 등으로 번진 지난 25일 강풍을 타고 산불이 빠르게 번지면서 여러 지역에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각 지자체는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관내 주민들에게 대피장소 등을 안내했다. 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의 재난문자 발송기록을 보면 영덕군은 이날 새벽 0시7분쯤 “산불이 영덕군 전지역에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으니, 군민께서는 산에서 멀리 떨어진 강구면, 남정면, 포항방면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하지만 강구면, 남정면에는 약 30여분 뒤 산불이 들이닥쳤다. 그러자 영덕군은 0시41분쯤 “영덕 강구면, 남정면 주민께서는 산에서 멀리 떨어진 포항방면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를 다시 보냈다. 최초 문자를 보고 강구면 등으로 피신했던 주민들은 우왕좌왕하며 재차 피신길에 올라야했다.

영덕군은 산불의 확산세가 예상 범위를 뛰어넘은 탓이라고 해명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원래 지평면 방면에 불이 나고 있었는데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30분만에 강구·남정면 방향으로 옮겨붙었다”면서 “상황이 너무 급격하게 악화한 데다 군내 여러 지역에서 정전과 통신 두절이 된 상태라 급한 마음에 포항방면으로 피신하라는 문자를 보내게 됐다”고 밝혔다.

불길이 영덕군 동쪽 끝인 상원리와 도곡리 마을까지 접근하자 이날 새벽 일대 항구로 이재민들이 쏟아졌다. 정확한 산불 정보와 대피장소를 알지 못하자 일단 물가로 사람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석리항·축산항·경정3리항 방파제로 대피한 주민 104명이 불길과 연기로 고립됐다가 울진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영덕군은 “대피장소를 미리 안내했지만 불이 사방에서 나다 보니 가야 할 곳을 못 찾고 바다 쪽으로 피신한 걸로 안다”며 “자동차로 빠져 나올 수 없어 해경이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가 조기에 적극적으로 주민들의 사전 대피를 돕지 않은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영양군은 산불이 지자체 경계를 넘어오기 한 시간 전쯤인 25일 오후 5시 긴급대책 회의를 열었다. 비교적 일찍 대책회의가 열렸음에도 오후 6시30분이 되어서야 직원 500명을 동원해 주민대피에 나섰다. 영양에서는 자동차를 타고 피난길에 올랐다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주민 4명이 발견되는 등 총 6명이 숨졌다.

영양군 관계자는 “버스 3대와 관용차, 직원 개인차를 동원해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 석보면을 시작으로 청기면, 영양읍 등에서 거동이 불편하거나 차량이 이동이 어려운 사람을 대피시켰다”면서 “주민대피에 최선을 다했지만 인명사고가 발생한 것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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