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확한 피해 면적 집계조차 못 해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한 도로 옆 야산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닷새째 이어진 경북 의성 산불이 밤사이 크게 번져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에서 18명이 숨졌다. 순간 최대 27㎧의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이 5개 시·군에 걸쳐 번지면서 산림당국은 산불 피해도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

산림청과 경상북도는 26일 오전 9시 기준 의성군에서 난 산불로 안동 2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모두 지난 밤사이 불길이 거세게 번지면서 숨진 이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60∼7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한 실버타운에서는 지난 25일 밤 9시께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 3명이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화를 당했다. 산불에 번진 화염이 차량을 덮치면서 차량 폭발로 차에 타고 있던 6명 가운데, 직원 1명, 입소자 2명 등 3명이 숨졌다. 또 매정리에서는 2명이 불에 타 숨졌고, 축산면에서는 1명이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다.

영덕군에서는 밤 사이 정전으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25일 밤 9시부터 영덕변전소 주변 산불 영향으로 4만4000가구가 정전됐다. 전기는 다음날 새벽 2시께 복구됐다.

25일 울산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 근처까지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동시에서는 주민 2명이 각각 집 마당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경찰은 연기에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송군과 영양군에서도 주민들이 불을 대피해 나오다가 갑자기 번진 불을 피해지 못해 숨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어젯 밤 사람이 서있기 힘들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었고, 바람 방향이 실시간으로 변해 불길이 날아다녔다. 골짜기 마을에서 대피해 나오다가 불길이 (차량 진행 방향) 앞으로 떨어지면 길에 고립됐다가 피해가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26일 오전 10시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 규모도 추산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근 산림청 대변인은 “밤늦게까지 강한 바람이 불어 열화상 드론을 띄우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산불영향구역 조사를 위해 해양경찰청 협조를 받아 항공기로 피해 구역을 촬영했지만, 피해 면적이 광범위해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앞서 지난 25일 오후 강한 바람 탓에 산속에 투입된 진화대원을 모두 철수했고, 오후 5시30분 진화헬기도 모두 철수했다.

당국은 26일 인구 밀집 지역과 하회마을·봉정사 등 주요 시설을 위주로 인력을 배치해 불을 끌 예정이다. 이날 진화헬기 87대, 인력 4919명, 진화장비 558대를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김 대변인은 “오후에 순간 최고 풍속은 11m 이상으로 예보됐고, 낮 최고 기온이 20도 이상으로 올라가 추가 산불 확산 위험이 있다. 확산 상황을 고려해 산청, 하동, 울주 지역의 산불 진화 헬기 재배치해 추가할 계획이다.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최우선으로 하고, 산불 진화 헬기 조종사와 진화대원들의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한 도로에서 발견된 산불에 불탄 차량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성묘객 실화로 난 불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이번 불로 의성 2975명, 안동 6937명, 청송 1만391명, 영양 980명, 영덕 2208명 등 모두 2만3491명이 대피했다.

경북경찰청은 25일 오후 6시부터 비상근무 ‘갑’호를 명령을 내리고, 고속도로 등 교통 통제와 인명 사전대피 등에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26일 불이 난 5개 시·군 174개 유·초·중·고등학교를 휴업하고, 2곳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또 학교 체육관 등 69곳 교육시설을 주민 대피소로 개방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24 [삶] "서양 양아빠, 한국자매 6년간 성폭행…일부러 뚱뚱해진 소녀" 랭크뉴스 2025.03.31
46523 경기 18건, 경북 9건...산불 죄다 났는데 영남만 피해 큰 까닭 랭크뉴스 2025.03.31
46522 ‘깨지기 쉬운 지반’ 보고서 확인하고도… 서울시, 명일동 ‘안전~보통’ 등급 판단 랭크뉴스 2025.03.31
46521 대기업 절반 이상 '억대 연봉' 준다…5년전 대비 6.1배 많아져 랭크뉴스 2025.03.31
46520 [르포] 누리호 4차 발사 준비 ‘이상 無’… “항우연·한화 원팀 됐다” 랭크뉴스 2025.03.31
46519 "당장 윤 파면‥마은혁 임명 거부 시 중대 결심" 랭크뉴스 2025.03.31
46518 "포켓몬빵보다 잘 팔려요"…편의점 효자상품 떠오른 '이 빵' 랭크뉴스 2025.03.31
46517 오픈AI ‘지브리풍’ 이미지 열풍에 저작권 침해 논란 커져 랭크뉴스 2025.03.31
46516 '불바다' 천년 고찰 목욕탕서 버틴 소방관 11명, 동료들에 극적 구조 랭크뉴스 2025.03.31
46515 [단독]한덕수 내일 국무위원 간담회 소집…상법∙마은혁 논의할 듯 랭크뉴스 2025.03.31
46514 상호 관세 부과국 ‘아직’…“한·일·독이 미국을 조립국으로 만들어” 랭크뉴스 2025.03.31
46513 미얀마 강진 나흘째…인명 피해 ‘눈덩이’ 랭크뉴스 2025.03.31
46512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K증시...개미 지갑만 털리는 이유는 랭크뉴스 2025.03.31
46511 ‘산청·하동 산불’ 213시간 만에 주불 진화 랭크뉴스 2025.03.31
46510 [여명]학도병들은 이제 강의실로 돌려보내자 랭크뉴스 2025.03.31
46509 한덕수 복귀 6일만에 "또 탄핵"…재판관 임기도 늘린다는 野 [view] 랭크뉴스 2025.03.31
46508 [단독] 민주당, 자녀 많을수록 소득세 감면···프랑스식 ‘가족계수제’ 유력 검토 랭크뉴스 2025.03.31
46507 “아직도 손이 벌벌 떨려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더” 랭크뉴스 2025.03.31
46506 의대생 복귀 행렬… “팔 한 짝 내놔야” vs “면허 걸어야” 갈등도 랭크뉴스 2025.03.31
46505 "도대체 언제 결론 내나"… 尹 선고일 안 잡히자 헌재에 따가운 시선 랭크뉴스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