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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도 상장 심사 강화… 합병 실패 사례 다수
청산 임박한 스팩들, 높은 예치이자율에 원금 보장 ‘입소문’

최근 재테크족 사이에서 ‘대형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예금+α’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 입소문이 났다. 합병에 실패해 청산 예정인 스팩을 적정 가격에 매수하면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챙길 수 있다는 분석에 투자 자금이 몰린 것이다.

주식시장에 진입하려는 비상장사 합병을 유일한 목적으로 상장하는 스팩은 상장 후 3년 내 비상장사와 합병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를 강화하고 금융감독원도 증권신고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투자자들의 반대로 스팩 합병에 실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스팩은 합병에 실패해 청산하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준다. 대형 스팩이 ‘저위험 중수익’을 찾아 나선 이들의 투자처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지난해 유리기판 관련주 피아이이 합병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하나금융25호 스팩을 비롯해 삼성스팩7·8호, 미래에셋드림스팩1호 등 대형 스팩 주가는 최근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이들 대형 스팩은 공모액이 400억원을 넘어 규모가 큰 비상장 기업을 합병할 수 있는 ‘메가스팩’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한국 증시 밸류업을 추진하는 거래소가 상장 심사 문턱을 높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스팩 합병에 대한 심사를 청구하면 과거에는 직상장보다 유연하게 봐준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외형과 성장성을 꼼꼼하게 판단하고,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우회적으로 심사 철회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환경이라 몸집이 큰 대형 스팩의 경우 합병 대상을 물색하기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대형 스팩의 경우 몸집이 큰 우량 기업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기업은 스팩이 아닌 직상장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대형 스팩 운신의 폭이 줄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이 공모 흥행을 위해 높은 스팩 예치 이자율을 내세운 것도 발목을 잡았다. 삼성스팩7호는 상장 이후 지난해까지 예치 이자율이 4%대였고 현재는 연 3.3%다. 하나금융25호스팩의 예치 이자율도 3.2%다. 은행의 1년 평균 예금 금리가 3%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찾는 투자자가 스팩에 주목하는 이유다.

스팩은 청산될 때 공모 당시 원금을 모두 돌려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도 스팩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KB증권은 삼성스팩7호와 하나금융25호스팩 지분을 각각 5%, 9% 넘게 인수했다.

저금리 시대 스팩이 투자 피난처로 주목받으면서 일각에서는 대형 스팩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스팩의 합병 성과가 좋지 않아 관련 시장이 침체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스팩이 합병에 실패해 청산되는 경우 발기인은 스팩 상장~청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스팩에 참여하는 발기인이 줄을 섰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았는데, 요즘은 아니다”라며 “특히 대형 스팩의 경우 기꺼이 참여하려는 발기인을 물색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업 정책의 하나로 한계기업을 퇴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스팩의 몸집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한계기업 상장폐지를 원활하게 하는 정책을 발표한 한국거래소 입장에서 시가총액이 100억원 안팎인 소형사는 예상보다 일찍 주식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계산을 할 수 있다”며 “거래소가 추진하는 밸류업 정책을 고려하면 스팩 사이즈가 커지는 방향이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명확한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증권사들은 성장 가능성이 높으면 매출액 200억원, 성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매출액 300억원 규모 기업을 스팩 합병 대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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