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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양군에 번진 산불로 주민 4명 사망


'의성 산불' 강풍에 불씨 옮겨붙은 마을
(의성=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경북 의성군 대형 산불 발생 사흘째인 24일 산불 현장에 인접한 의성군 옥산면 입암리 한 마을 강변에 불씨가 옮겨붙어 불이 나고 있다. 2025.3.24 [email protected]


(영양=연합뉴스) 김선형 윤관식 기자 = "주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빨리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화마가 마을을 집어삼킨 지난 25일 오후 6시 13분.

오후 6시께부터 이미 정전된 마을에 무선 통신까지 통신사별로 하나둘 끊기기 시작했다.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이장은 46가구 주민 개별 휴대전화에 안내용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스마트 방송'을 전파했다.

화매리 이장은 "지금 빨리 집에서 나와서 석보초등학교로 대피해주시기 바란다"라며 "동네 전 지역에 불이 붙어서 금방 집에 불이 붙는다"고 다급히 알렸다.

같은 시각 석보면 삼의리 이장은 화매리에 사는 처남댁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다.

삼의리 이장 내외는 처남댁을 차에 태우고 불길이 치솟는 삼의리로 다시 향했다.

부부가 택한 길은 그 시각 의성 대형산불 대피장소로 지정됐던 석보초등학교와는 정반대 방향이었다.

화매리에서 삼의리로 가기 위해서는 917번 도로를 거쳐야 했다.

구불구불한 도로는 계곡을 나란히 끼고 있다.

이미 도로에는 불씨가 골바람을 타 불바람이 불고 있었다. 도로 양쪽에 쌓인 낙엽은 불쏘시개가 되었다.

삼의리 이장 내외와 처남댁은 한바탕 산불이 지나간 오후 8시께 도로 옆 배수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한다. 멀지 않은 곳에 다 타버린 자동차도 있었다.

납득하기 어려운 이들의 주행에 주민들은 "혹시 모를 고립 주민을 구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입을 모았다.

석보면사무소 한 관계자는 "삼의리 주민도 대피시키려고 돌아가던 중에 그렇게 된 거 같다"라며 "통신이 끊어지기 시작하니 직접 마을을 돌려고 하신 거로 추정한다"라고 밝혔다.

김민수(47·화매리)씨는 "나 역시 바람이 너무 세서 창고 문이 안 열려 창문을 깨고 탈출했다"며 "917번 도로에서는 바람 위에 불이 타고 있었다. 진짜 긴박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석보면 화매리 한 주택에서는 불에 탄 60대 여성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석보면 일대 전기는 다음날인 26일 오전 2시께 다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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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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