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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헌재 앞 시위·野 천막 당사 투쟁
전체회의 2회 이상 14곳 중 6곳 불과
기재위·산자위는 사실상 '개점 휴업'
한덕수 복귀로 여야정 협의회 가동할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2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3주째 장외 투쟁 강도를 높이면서 점차 '민생 국회'와는 멀어지고 있다. 특히 국회 상임위원회 의무 운영을 명시한 '일하는 국회법'은 이달 들어 아무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등 대형 이슈에만 골몰하고 본연의 업무인 민생 입법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장외 투쟁에 상임위 '개점 휴업'



25일 한국일보가 국회 상임위(겸임 상임위 제외) 14곳의 3월 회의 개최 건수를 분석해보니 '일하는 국회법'을 제대로 지킨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일하는 국회법'
(국회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21대 국회 '1호 당론' 법안으로 추진해 2021년 3월 시행됐다. 이 법에 따르면 △상임위 전체회의는 월 2회 이상(49조 2항) △법안소위는 월 3회 이상(57조 6항) 열어야 한다. 다만 위반하더라도 별다른 제재 규정은 없다.

이날 기준으로 전체회의 요건을 지킨 곳은 법제사법위 정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외교통일위 보건복지위 국토교통위 등 6곳에 그쳤다. 더구나 소위원회를 3번 이상 연 곳은 14개 상임위 중 하나도 없었다. 법제사법위와 국토교통위가 각각 2회씩 소위를 열었지만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외에도 상속세법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 반도체특별법 소관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위는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모두 한 번도 열지 않아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장외 투쟁 일정으로 바쁜 탓에 회의 일정 협의가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각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와 찬성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도 여야는 국회를 뒤로하고 장외 투쟁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천막 당사에서 오전 회의를 개최했다. 국회의사당에서 광화문까지 약 8.7㎞를 걷는 도보 행진도 이날까지 무려 12차례나 진행됐다. 11일부터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는 나경원 박대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도 헌재 앞에서 "탄핵 소추 각하"를 외쳤다. 윤상현 의원 등 국민의힘 기독인회는 윤 대통령 변호인인 석동현 변호사와 '탄핵 각하 기원 인간띠 잇기 기도 행진'도 시작했다. 민주당은 원내 투쟁 병행을 강조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개별 의원들의 행동에 선을 긋고 있지만 빡빡한 집회 일정으로 의정 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하는 국회법’ 준수 현황. 그래픽=강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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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쟁 입법 지양·거리 유지해야"



그나마 여야가 민생을 두고 마주 앉는 국정협의회가 있지만 당분간 재가동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복귀하자 그동안 정부가 빠진 채 '여야 협의회'로 진행되던 여야정 국정협의회를 재가동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주요 의제인 추경(추가 경정 예산) 관련 실무협의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8일 회동에서 정부에 3월 내 추경안을 편성해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추경 규모 등 작업을 마치지 못했다. 고위당정협의회도 한 권한대행 탄핵 이후 사실상 중단됐는데, 3개월여 만인 오는 27일 추경 및 산불 대응 관련 고위당정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탄핵 정국에서 국회가 장외 투쟁 대신 입법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히 해야 한다는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접수된 법안은 9,105건으로 처리율은 18.67%(1,700건)에 불과하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은 탄핵 기각·각하 시 발의 의원이나 정당이 소요된 비용을 부담하는 '탄핵소추 남용 방지법', 민주당은 국회의원 대상 폭력 행위에 처벌을 강화하는 '의정활동 보호법' 등 민생과는 거리가 먼 법안만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쟁을 부추기는 입법 행위에만 몰두하면 국민 정서와는 점차 멀어질 것"이라며 "입법부는 입법부로서 역할을 하고, 사법부를 향해서는 사법부가 눈치 보지 않고 일하게끔 여야가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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