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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이아이디·웰바이오텍·테라사이언스,
2023년 리튬개발로 주가 급등… 올해 감사 의견은 ‘거절’
과거 자원개발 나선 기업들, 성과 못 내고 상폐

올해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기로에 선 상장사 33곳 중 4곳은 리튬 개발을 추진했다가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기업은 산업용 수요가 많은 리튬 광산 개발과 관련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는데, 실제로는 구체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과거에도 자원개발을 앞세워 주가가 상승했다가 결국 상장폐지된 기업이 여럿 있었다. 올해 주식시장에서도 ‘자원개발 잔혹사’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광산 등 자원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 그만큼 투자 위험이 크지만, 제대로 된 수익성 검증 없이 자원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 만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모든 자원 개발이 실패하거나 주가 조작에 이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성과 없는 뉴스 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한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원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금양이 지난 2023년 몽골 엘스테이 광산 갱도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금양 제공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받은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0곳, 코스닥 시장에서 23곳으로 집계됐다. 그중 12%에 해당하는 상장사 4곳(금양·이아이디·웰바이오텍·테라사이언스)은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리튬 채굴 사업을 추진했던 이력이 있다. 특히 해당 기업들은 이차전지 관련주가 잇달아 급등했던 2023년에 개발에 나섰는데, 금양을 제외한 나머지 3곳은 2023년 감사보고서에 이어 2년 연속 의견 거절을 받았다.

코스피 상장사 금양은 2023년 5월 몽골 광산회사 몽라사를 인수해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 채굴권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5만원대였던 주가는 두 달 만에 장 중 19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회사는 발표 1년 만에 몽골 광산의 매출 및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000억원, 1600억원대에서 66억원, 13억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에 지난해 10월 거래소는 금양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및 벌점 10점을 부과했다.

리튬 수혜주로 불렸던 웰바이오텍도 같은 해 짐바브웨에서 리튬 광산을 개발해 리튬원광을 수입한다고 밝혀 주가가 한 달도 안 돼 2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240% 넘게 급등했다. 하지만 그해 감사를 맡았던 삼일회계법인이 “리튬원광 취득거래와 관련된 거래 실질과 자금 흐름의 타당성 등을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의견 거절을 냈다.

테라사이언스 역시 2023년 신안 압해도 일원에 국내 첫 리튬 염호를 발견했고 리튬 개발에 진출하겠다고 해 주가가 90% 가까이 올랐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 없이 다음 해 4월 감사 범위 제한으로 의견 거절을 받았다.

그래픽=손민균

경영진이 구속된 사례도 있다. 지난달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사 이아이디는 김영준 전 회장이 2023년 미국 네바다주 리튬 광산에 대한 허위 호재성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가 급등을 부추겨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당시 리튬 광산 실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이아이디를 포함한 계열사 이화전기, 이트론 주가가 모두 하루 만에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기도 했다.

과거 2000년대부터 시작된 자원개발 열풍은 2010년대 들어 사업성이 없는 ‘거품’으로 밝혀지며 주가가 급락하거나 기업이 상폐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오일샌드 추출 공장을 만들겠다던 코스피 상장사 한국기술산업을 비롯해 몽골 금광과 구리광산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던 코스닥 기업 글로웍스와 핸디소프트도 모두 2010~2011년 사이 상폐됐다. 특히 글로웍스와 핸디소프트는 회사 대표와 실질사주가 광산 개발 관련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주식을 팔아 부당 이익을 얻은 횡령 혐의까지 더해졌다.

코스닥 기업 CNK·테라리소스도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사업, 러시아 유전 개발 등에 나섰지만 모두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각각 2015년, 2014년에 자본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최근까지도 이를 악용한 사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자원 개발에 나선 기업의 구체적인 실적이 있는지, 회사의 주요 사업과 연계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업계에 25년간 있었지만, 자원 개발에 성공했다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결국 손실은 투자자들이 떠안는 만큼 해당 사업이 실질적인 수익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등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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