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5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 야산이 불타고 있다.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인접한 안동시와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안동시와 청송·영덕군은 이날 오후 전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뉴스1]
거센 바람이 풀무질을 하면서 전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산불이 25일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북 의성군의 산불이 안동시, 청송·영양·영덕군으로 퍼졌다. 안동시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대피령을 내렸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하회마을도 산불 위험지대에 들어갔다. 청송군과 영덕군은 전 군민 대피령을 내렸다. 영양군도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 경남 산청·하동군과 울산시 울주군에서 발생한 산불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청송군에서 60대 여성이 화재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5명을 포함해 16명으로 늘어났다. 닷새째 불길이 잡히지 않으면서 정부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높였다.

이날 산림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경북 의성군 지역 주불을 잡기 위해 진화헬기 77대, 인력 3708명, 진화장비 530대를 동원해 산불 진화에 주력했다. 전날 70%선을 오르내리던 산불 진화율은 이날 오후 60%선으로 뒷걸음질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후 의성군 산불에 소방 대응태세를 3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전국 특수구조대 9개를 경북 지역으로 출동 조치했다.

산불이 잡히기는커녕 확산하면서 금성·가음·사곡면 등 의성군 곳곳에 주민 대피 문자가 울렸다. 주택 26채, 창고 33동, 공장 1동 등 101개 건물이 피해를 보았고, 1552명의 의성군 주민이 대피한 상황이다. 의성군 서북지역 안사면사무소는 일부가 소실됐다. 천년 고찰인 대한불교 조계종 고운사도 불탔다.

의성군에서 시작한 불길은 인접한 안동시 길안면·풍천면으로 번졌고, 청송군 경계선까지 넘어선 상황이다. 산림당국은 하회마을이 산불 위험권에 들어가면서 주민들에게 인근에 있는 경북도청 신도시로 대피준비 명령을 내렸다.



안동, 차량 대피 줄이어…초속 27m 강풍 ‘괴물 산불’ 키웠다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한 주유소 건물은 불이 번져 소실됐고, 안동시 길안면 백자리마을도 거센 산불에 휩싸였다. 안동시에서 대피소로 피신한 이영희(65)씨는 “집 뒤까지 불길이 왔다. 40년 넘게 안동에서 살고 있지만 이렇게 지독한 산불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대피령이 내려지자 안동시에서 차량이 대거 빠져나가는 상황 때 안동으로 진입하던 차량과 뒤엉키면서 일부 도로에선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국도를 장악한 연기가 수십㎞ 구간을 잠식하면서 운전 시야가 좁아진 차량간 추돌사고도 발생했다.

경북 지역에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25일 기상청 천리안 2A호 위성에 포착됐다. 붉은 영역이 산불이 탐지된 지역이다. [사진 기상청]
소방청은 하회마을을 산불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을 배치했다. 대용량포방사시스템은 1분에 최대 7만5000L의 물을 방사할 수 있는 특수장비다.

청송군도 같은 날 저녁 6시쯤 전 군민 대피령을 내렸다. 청송군은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전 군민은 산불과 멀리 떨어져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길 바란다”고 알렸다. 청송군 산불은 주왕산국립공원 방향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산불이 청송군까지 번지자 법무부 교정본부는 경북북부교도소(옛 청송교도소)와 안동교도소에 있는 재소자 3500여 명을 인근 교도소로 대피시켰다.

산불 진화작업을 마무리하던 다른 지역도 강한 바람 때문에 오히려 불씨가 되살아나는 상황이다. 앞서 산불이 발생했던 울산시 울주군은 25일까지 진화율이 96%를 기록했지만, 20㎞ 떨어진 화장산 일원에서 다시 산불이 나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오후 한때 90%에 도달한 경남 산청군 산불 진화율은 오후 6시 기준 87%로 떨어졌다. 불길이 지리산국립공원 방면으로 번지자 산청군은 오후 5시쯤 시천면 신촌·보안마을 관광객 및 주민 대피명령을 내렸다.

이처럼 전국 각지에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건 25일 낮 최고기온이 28도까지 오르는 등 날씨가 덥고 건조한 데다 강한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안동 하회에서는 이날 최대 순간풍속 27.6m(시속 99㎞)의 태풍급 바람이 불었다. 강풍을 타고 불씨가 광범위하게 퍼지며 산불도 급속도로 번지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 4시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높였다. 심각 경보는 대형 산불이나 동시다발적 산불 등으로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될 때 발령한다. 심각 단계가 내려진 지역엔 소속 공무원의 4분의 1 이상과 공익근무요원 절반 이상을 배치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소방청·국방부 등과 협조해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인력을 동원해 산불 조기 진화에 최선을 다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이 신속히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하라”며 긴급 지시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67 이재명 "헌재, 노고 얼마나 컸나…불신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랭크뉴스 2025.03.30
46266 방콕서 지진에 왜 '건설 중' 33층 건물만 붕괴?‥中시공사 조사 랭크뉴스 2025.03.30
46265 국민의힘, '줄탄핵' 경고에 "명백한 내란 자백‥정당해산 심판 대상" 랭크뉴스 2025.03.30
46264 혁신당, 헌재에 ‘화병’ 위자료 집단소송 추진…“4일까지 선고일 지정” 랭크뉴스 2025.03.30
46263 한부모 월평균 양육비 58만 원인데…10명 중 7명 “한 푼도 못 받아” 랭크뉴스 2025.03.30
46262 [가족] "내일 안락사 확정"… 봉사자 다급한 전화로 구조된 강아지 '빵떡이' 랭크뉴스 2025.03.30
46261 핵무장론 부추기는 외교부의 '민감국가' 해명...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문지방] 랭크뉴스 2025.03.30
46260 박찬대 "한덕수,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 하면 민주당 중대결심" 랭크뉴스 2025.03.30
46259 [속보]산림청 “산청·하동 산불 주불 진화”···발생 213시간 만에 꺼졌다 랭크뉴스 2025.03.30
46258 경남 산청 산불 213시간 만에 진화‥역대 2번째 오래 탄 산불 랭크뉴스 2025.03.30
46257 [산불 속보 (오후)] 경남 산청·하동 산불 주불 진화…213시간 여 만 랭크뉴스 2025.03.30
46256 남편이 성폭행한 10대, 60대 아내는 4번이나 찾아가 "합의를" 랭크뉴스 2025.03.30
46255 [단독] 도움 호소했던 영양군수 “주민 ‘대성통곡’에도 헬기 지원조차 되지 않았다” 랭크뉴스 2025.03.30
46254 尹탄핵 정국에 文 소환 통보…전주지검장 "어떻게 처분 안하냐"[이슈추적] 랭크뉴스 2025.03.30
46253 [속보] 213시간만에 꺼진 산청 산불, 축구장 2602개 면적 태웠다 랭크뉴스 2025.03.30
46252 교민 인명피해 아직 없어‥"구조 기다리는 중" 랭크뉴스 2025.03.30
46251 산림청장 "30일 오후 1시 경남 산청 산불 주불 진화" 랭크뉴스 2025.03.30
46250 "요즘 누가 밥을 먹어요, 빵 먹지" 확산에…CU 또 일냈다 '샐러드빵' 3종 출시 랭크뉴스 2025.03.30
46249 장미향 ‘시트로넬롤’, 고농도 쓰면 신경·행동 장애 유발 랭크뉴스 2025.03.30
46248 지리산 위협한 산청·하동 산불 213시간 만에 주불 진화 랭크뉴스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