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년 이상 ‘실무 경력’ 못 채웠는데
외교부 연구원 공무직에 최종 합격
채용 분야 심씨 전공으로 바꾼 건
“1차 때 지원자 적어” 이유 내세워
심우정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우정 검찰총장의 딸이 국립외교원과 외교부 직원으로 채용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외교부가 이틀째 명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문을 더 증폭시키는 설명도 적지 않아, 외교부 스스로 논란을 더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실 설명을 들어보면, 2024년 1월부터 국립외교원에서 ‘8개월3일’ 동안 일한 심씨는 ‘2년 이상 관련 분야 근무자’라는 자격요건을 채우지 못했는데도 올해 2월 외교부 연구원 나급 공무직 전형에 최종합격했다. 특히, 올해 1월 ‘경제 분야 석사 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낸 채용공고는 한달 뒤 심씨가 전공한 ‘국제정치 분야’로 바뀌었고, ‘영어 쓰기·말하기 능통자 등’의 요건이 추가됐다. 심씨는 현재 신원조회 중으로, 이 절차가 끝나면 외교부 공무직으로 일하게 된다.

외교부는 이날 저녁 자료를 내어 심씨의 경력이 “총 35개월”이라며 심씨의 지원 자격에 문제가 없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심씨의 국립외교원 근무 기간뿐만 아니라 대학원 석사 과정 때 참여했던 연구 활동까지 합산해 경력 기간을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채용공고에 ‘실무 경력’이라고 명시한 만큼, 석사 과정 때 한 연구를 경력에 포함한 것은 작위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채용공고에서 전공 분야를 한달 사이에 바꾼 것도 외교부는 ‘1차 공고 때 지원자가 많지 않아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1월3일 1차 공고 당시 지원자가 6명에 그쳐, 외교부에 관심이 있을 만한 ‘국제정치 분야’로 바꿔 2차 공고를 냈다는 것이다. 외교부는 “시험위원의 2분의 1 이상이 외부위원으로 위촉돼야 하므로, 이들의 동의가 없는 한 특정인을 위해 응시 자격요건을 달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원자 부족이 문제였다면 전공 분야를 바꾸는 게 아니라 범위를 더 넓히는 게 합리적이다.

전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심씨 채용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내놓은 답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 장관은 전날 “지난주 도쿄에 가서 (국립외교원장 출신인) 박철희 주일대사를 만났는데, 심씨는 아는 바 없는 사람이고 (채용은) 투명한 절차에 따라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사는 심씨가 국립외교원에 근무할 때 원장을 지냈을 뿐만 아니라, 심씨가 서울대 국제대학원 조교일 때 같은 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이날 심 총장은 대검찰청을 통해 입장문을 내어 “(심씨는) 국립외교원 연구원 8개월뿐 아니라 서울대 국제대학원 연구보조원, 유엔 산하기구 인턴 등 2년 이상의 경력과 토익 만점 등 모든 자격 요건을 충족했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가 계속되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현택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심우정 총장의 노골적인 ‘아빠 찬스’에 청년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심 총장은 모든 사실을 이실직고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52 제2의 티메프 되나… 정산금 밀린 발란, 결국 결제까지 중단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51 이 회사 없으면 삼성도 TSMC도 없다… "AI산업, 창소년기 접어들어"[김현예의 톡톡일본]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50 대기업 절반 이상 '억대 연봉' 준다…"5년새 6배 넘게 증가"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9 "미국 해방일" 온다…협상 없는 관세 전쟁 드라이브[혼돈의 미국 그리고 한국③]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8 “반트럼프, 반USA”…트럼프가 불지핀 분열 [혼돈의 미국 그리고 한국②]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7 '자사고 희망' 초1 사교육비 월 59만 원...5년 새 두 배 늘어난 까닭은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6 “이렇게 될 줄이야”..논란의 ‘백설공주’, 처참한 성적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5 대기업 절반 이상 '억대 연봉' 준다…"5년전 대비 6.1배 많아져"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4 공짜 와인이 태안 해변에 깔렸다…캘리포니아의 로드트립 유혹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3 최상목에게 국민을 위한 나라는 있는가[정동칼럼]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2 오늘 의대생 복귀시한 '디데이'…집단휴학 사태 종지부 주목(종합)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1 현대차 한국 공장 품질 초월한 미국 공장 가보니…로봇 수 백 대 '행렬'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40 [단독]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월1회 주사 맞는 장기제형 플랫폼 개발…비만 치료제에 우선 적용할 것"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9 법은 실수도 응징했다...봄철 산불에 유독 엄한 이유 있었다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8 미국인들이 신차 뽑으려고 줄 선 이유 [잇슈 머니]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7 '챗GPT 지브리풍 그림' 유행 올라탄 백악관... "부적절" 논란, 왜?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6 찰스 3세, 한국 산불피해 위로…여왕 안동 방문도 언급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5 野 "마은혁 임명" 압박에…與 "그럼 문형배·이미선 후임도 뽑자"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4 대학 강의실에 부장님이?… 신용보증기금이 금융교육 나선 이유 new 랭크뉴스 2025.03.31
46533 “다 오릅니다” 라면·우유·버거 줄인상… 정국 불안 노렸나 new 랭크뉴스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