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유족이 제기한 국가 손배소 2심서 공개
2016년 수사 결과 발표 당시엔 비공개
논란 재점화 될까... 다음 달 18일 선고
천경자의 '미인도'라고 알려져 있으나 천경자가 자신의 작품이 아닌 위작이라고 밝힌 '꽃화관' 1977. 한국일보 자료사진


검찰이 2016년 '미인도'를 천경자 화백의 진품으로 결론 내리면서 핵심 근거로 들었던 전문가 감정 결과가 9년 만에 연관 소송에서 공개됐다. "진품 의견이 우세하다"던 과거 검찰 설명과 달리, 감정위원 과반은 '진작'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논란이 일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3부(부장 최성수)에 미인도에 대한 2016년 안목감정(감정가의 연륜·경험·직관에 의한 감정) 결과를 제출했다. 해당 재판부는 천 화백 유족이 2021년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1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을 심리하고 있다.

검찰 회신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미인도 감정에 참여한 전문가 9명 중 4명은 진작 의견, 3명은 위작 의견, 2명은 판단 불명 의견을 냈다. 감정위원은 천 화백 유족과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계 전문가들 추천으로 선정됐는데, 의견을 낸 당사자들이 누구인지는 비공개 처리됐다.

이 같은 내용은 2016년 검찰 수사 결과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미인도 진품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 당시 사건에서 검찰은 7개월간의 수사 끝에 "전문가들 안목감정에서 미인도는 천 화백 진품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했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다만 구체적인 감정 결과는 밝히지 않았다.

법무부는 "판단 불명 의견을 제외한 진위 의견 사이의 우위만 고려해야 하고, 전문기관의 과학감정도 종합한 결론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천 화백 유족 측은 "감정 결과 왜곡"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목감정은 만장일치가 되지 않으면 '판명불가'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는 주장이다. 항소심 결과는 다음 달 18일 나온다.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씨가 2017년 7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천 화백의 '미인도' 위작 여부를 분석한 책 '천경자 코드' 출간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소송의 발단이 된 '미인도 위작 논란'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인도를 포스터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을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느냐"며 해당 작품은 자신이 그린 게 아니라고 반발했다.

반면 미인도를 소장하고 있던 국립현대미술관은 "진품이 맞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회도 천 화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천 화백이 치매에 걸려 그림을 못 알아본다"는 얘기까지 돌자, 그는 절필을 선언하고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가 2015년 숨졌다.

이후 자신을 위작범이라고 주장한 인물이 진술을 재차 번복하는 일까지 벌어지자, 유족은 관장 등 국립현대미술관 전현직 관계자 6명을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했다. 유족 측이 비용을 댄 프랑스 감정팀은 "미인도가 진품일 확률이 0.0002%"라는 감정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검찰이 진품 결론을 내리자, 유족 측은 "수사기관이 감정 결과를 왜곡하고 허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감정위원이었던 최광진 미술평론가가 증인으로 나와 "검찰이 허위 증언을 유도했다"고도 진술했지만, 유족 측이 패소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05 "도대체 언제 결론 내나"… 尹 선고일 안 잡히자 헌재에 따가운 시선 랭크뉴스 2025.03.31
46504 "속도가 생명" 돌변한 최상목…10조원 '필수 추경' 꺼냈다[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3.31
46503 오늘 의대생 복귀시한 '디데이'…집단휴학 사태 종결 여부 주목 랭크뉴스 2025.03.31
46502 늘어지는 헌재 선고… 여야 강경파만 득세 랭크뉴스 2025.03.31
46501 평의 한달 넘긴 尹탄핵심판 최장기록…이르면 내달 3~4일 선고 랭크뉴스 2025.03.31
46500 경북 휩쓴 '최악의 산불'… 실화자 징역·손해배상 가능성은? 랭크뉴스 2025.03.31
46499 마은혁 임명에 달린 野 '내각 총탄핵'... 한덕수 버티면 '국정 마비' 랭크뉴스 2025.03.31
46498 힘든 일은 로봇이…현대차 미국공장의 비밀 랭크뉴스 2025.03.31
46497 "믿고 수리 맡겼는데"…90대 할머니 도용 명의해 2억 빼돌린 휴대폰 대리점 직원 랭크뉴스 2025.03.31
46496 핀란드 대통령 "트럼프에 휴전일 설정 제안…4월20일 좋을듯" 랭크뉴스 2025.03.31
46495 과거 행적 캐고 집 앞서 시위… 사법 수난시대 랭크뉴스 2025.03.31
46494 “배달음식 잘못 먹었다가 죽을 수도”…요즘 유행한다는 무서운 '이 병'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31
46493 "전도 받아 집 드나들어, 내연 관계인 줄"…스토커 오해받은 남성 무죄 랭크뉴스 2025.03.31
46492 미얀마 잔해 밑 ‘SOS’ 들려도 장비가 없다…“맨손으로라도 땅 파” 랭크뉴스 2025.03.31
46491 트럼프 "농담 아니다"…'美헌법 금지' 3선 도전 가능성 또 시사 랭크뉴스 2025.03.31
46490 “맨손으로 잔해 파헤쳐”···필사적 구조에도 ‘아비규환’ 미얀마 랭크뉴스 2025.03.31
46489 미얀마 군정, 지진 구호 중에도 공습…7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31
46488 이란 대통령 ‘트럼프 서한’에 “핵 직접 협상은 안돼…간접 협상은 열려” 공식 답변 랭크뉴스 2025.03.31
46487 ‘1만명 사망 추정’ 미얀마 강진…“재난 타이밍,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 랭크뉴스 2025.03.31
46486 [금융뒷담] 이복현 거침없는 행보에… 금감원 ‘좌불안석’ 랭크뉴스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