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안동시 전역 초유의 대피령…메케한 산불 연기에 시민 일상 멈춰
경북도소방본부 제공


경북 의성 산불이 안동, 청송, 영양 이어 영덕까지 확산하면서 주민대피령이 내려지는 등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청송에서는 주왕산국립공원까지 산불 번졌다.

이에 따라 안동,청송, 영양 등 경북 북부지역 자자체들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25일 산림 당국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과 영양군 석보면, 영덕군 지품면에 불씨가 비화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까지 산불과 약 20㎞ 거리에 떨어져 있던 청송 주왕산국립공원에는 이날 오후부터 강풍이 불며 불씨가 붙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호경 주왕산국립공원 사무소장은 연합뉴스에 “바람이 너무 세지면서 산불이 지금 청송을 다 덮쳤다”며 “국립공원에도 불씨가 날라와 불이 났다”고 말했다.

청송을 태우던 거센 불길은 강풍에 영양 석보면과 영덕 지품면까지 확산했다.

영양군은 오후 6시 47분쯤 석보면 주민에게 영양읍 군민회관으로 대피하라고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영덕군은 오후 7시 9분쯤 재난안전문자로 ‘지방도 911호선, 지품면 황장리∼석보면 화매리 구간 교통통제 중’이라며 ‘통행금지해 달라’고 알렸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도상으로 보면 영양 석보와 영덕 지품 모두 한줄기 산으로 이어진 산지 지형”이라며 “또 다른 산불이 발화한 게 아닌 낙엽이나 나뭇가지에 붙은 가벼운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산을 넘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대형 산불 영향으로 25일 안동시 전역에 주민 대피령이 내려지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낸 메케한 연기로 지역 주민들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고속도로와 철도, 국도 등도 일부 구간이 통제돼 이동 상황도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의성 산불은 전날 안동 길안면 현하리 산으로 옮아 붙어 길안면 전체와 남선면, 임하면 일부 주민들이 대피한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풍천면까지 번졌다.

안동시가 오후 3시 31분 재난 문자를 통해 “의성 산불이 풍천면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어담 1· 2리와 금계리 등 일부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린 데 이어 오후 5시에는 전 시민에게 대피하도록 안내했다.

안동시 전역에 대피 명령이 내린 것은 초유의 일이다.

숨 쉬는 공기가 메케해지고 산 쪽에서 넘어오는 연기가 보이는 데다 대피 문자가 날아들자 안동 시민들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하던 일을 접고 너도나도 가족 등에게 전화를 물어 안부를 묻거나 하던 일을 서둘러 퇴근길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퇴근을 서두르거나 부모, 자녀 등 가족을 데리러 이동하는 주민들로 일부 도로는 퇴근 시간 전부터 평소보다 많이 이동하는 차량으로 곳곳에서 정체도 보였다.

이날 안동시는 산불 확산으로 전기·통신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전날 가장 먼저 불이 번졌던 길안면에는 모든 주민이 일찌감치 대피한 가운데 현재 시야가 흐리고 바람이 부는 가운데 재가 날리고 있다.

현장을 지키는 한 공무원은 “시야가 선명하지 않아 앞이 주황색, 노란색으로 보이고 공기도 상당히 메케하다”며 “불이 하천 위로 날아다니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에서는 의성군과 인접한 길안면을 비롯해 풍천면, 임하면, 일직면 등을 중심으로 산불 위협이 커지고 있다.

안동 길안면으로 번진 산불로 안동 만휴정 등 문화재와 목조건물도 불에 탄 것으로 전해졌다.

안동시는 산불 확산에 대비해 길안면에 있는 만휴정과 용담사, 묵계서원에 소방차와 인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자 청송으로 번지면서 25일 오후 4시 이후 장비와 인력을 철수했다.

불이 만휴정 바로 뒤로 덮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이 급히 철수한 만큼 만휴정이 불에 탔을 것으로 시는 추정한다. 또 용담사와 묵계서원도 가까운 곳에 있어 함께 피해를 봤을 것으로 본다.

이후 산불로 현장 접근이 안 돼 소실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급하게 철수하느라 소실이나 전소 등은 확인하지 못했고 현재 불과 연기로 인해 현장 접근을 할 수 없어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안동시는 불길이 계속 확산하자 지난 24일 용담사 불상 4점과 탱화 5점, 금정암 불상 3점과 탱화 5점, 기타 문화재 6점을 안동 세계 유교문화박물관으로 미리 옮겼다.

문화 유산자료인 용담사 무량전과 금정암화엄강당은 건축물이어서 이동을 하지 못했다.

용담사는 안동시 길안면 금곡리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 소속 사찰이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문신인 보백당(寶白堂) 김계행이 만년을 보내기 위해 건립한 곳으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알려져 더욱 유명해진 곳이다.

길안천 맞은편의 묵계서원은 김계행 등을 봉향하는 서원으로 숙종 13년에 창건됐다. 1980년 6월 17일 경북도 민속문화 유산으로 지정됐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269 지리산국립공원 산불 확산…이 시각 산청 랭크뉴스 2025.03.28
45268 “어떻게 24시간 버티나”… 탈진·위험 속 지치는 소방관들 랭크뉴스 2025.03.28
45267 고가 구독료에도 잘 나가는 챗GPT… 오픈AI 작년 5조 벌었다 랭크뉴스 2025.03.28
45266 강호동 농협회장 ‘셀프 연임’ 군불… 측근들 “경영 연속성 위해 필요” 랭크뉴스 2025.03.28
45265 월급 '살짝' 올려 직원 빼가는 중국 기업… 한숨 늘어가는 한국 기업 [아세안 속으로] 랭크뉴스 2025.03.28
45264 ‘토허제 재지정’에 놀란 서울 집값… 상승 폭 ‘뚝’ 랭크뉴스 2025.03.28
45263 경북 산불 3만 5천ha 피해…역대 최대 규모 랭크뉴스 2025.03.28
45262 산업차관, 車생산·수출 현장 점검…업계 "관세 불리한 대우 없게" 랭크뉴스 2025.03.28
45261 美 생산 늘리는 현대차… 각자도생 꾀하는 계열사 랭크뉴스 2025.03.28
45260 물수건만 두른 채 불길 막은 교도관들 "다음엔 무사할지 모르겠다" 랭크뉴스 2025.03.28
45259 "암 온 더 넥스트 레벨"…올 43% 넘게 오르며 신고가 경신 중인 '이 종목'[줍줍리포트] 랭크뉴스 2025.03.28
45258 교회 파고든 혐오·선동… 근본주의 신학 병폐 랭크뉴스 2025.03.28
45257 보험사도 ‘꼬마 아파트’ 대출 시세 평가 쉬워진다 랭크뉴스 2025.03.28
45256 문형배·이미선 퇴임까지 3주…尹탄핵심판 선고 초읽기 랭크뉴스 2025.03.28
45255 현금 112조 있는데, 한국엔 1.6조뿐…"국내 50조 투자" 삼전의 고민 랭크뉴스 2025.03.28
45254 의대생 ‘복귀 도미노’ 가시화… ‘복학 후 투쟁 방식’ 촉각 랭크뉴스 2025.03.28
45253 우리아이들의료재단 임직원 5명, 서울특별시의회 의장 표창 랭크뉴스 2025.03.28
45252 자동차 관세 승자로 꼽힌 테슬라·페라리…“최대 피해자는 소비자” 랭크뉴스 2025.03.28
45251 [단독] 상호관세 압박 수순? 美유력단체 "한국 공정위, 美기업 표적 제재" 주장 랭크뉴스 2025.03.28
45250 李 지지율보다 높은 부동층… 여야 “우리의 우군” 김칫국 랭크뉴스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