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난 산불이 확산하면서 인근 아파트까지 불길이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대단지 아파트 50m 앞까지 다가오는 긴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불길은 아파트 경계에서 불과 50∼100m 안팎까지 접근했다.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은 단지 내 소화전을 열고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는 등 초기 진화에 나섰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2시 산불 1단계를 발령하고, 언양읍 송대리와 상북면 향산리 일대 마을, 양우내안애아파트, 울산양육원 등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는 불이 민가와 가까운 곳에서 시작돼 바람을 타고 점차 주거지 방향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산불 1단계는 피해 면적 30㏊(헥타르) 미만, 진화 시간 8시간 이내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대피 주민들은 언양읍 행정복지센터, 울주군민체육관, 언양초등학교, 언양중학교, 상북면 행정복지센터, 경의고등학교 등으로 이동했다.
25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송대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도록 공무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양우내안애아파트에서는 오후 2시 30분께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주민들이 소화전에 연결된 호스로 아파트 경계에 물을 뿌리며 방화선을 구축했다. 이후 도착한 공무원, 소방대원, 산불진화대원들이 본격적인 진화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오후 3시 20분쯤 아파트 방향으로 향하던 불길은 일단 차단된 상태다.
총 28개 동, 1715가구 규모의 양우내안애아파트는 불길이 수십m 앞까지 다가온 상황을 목격한 주민들 사이에 큰 불안감이 퍼졌다. 한 주민은 "대피령이 내려졌지만, 집이 걱정돼서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불을 최대한 막아보다가 조금 더 가까이 오면 대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저기에서 또 불이 붙는다", "저쪽에는 절도 있는데 소방차가 아직 안 보여서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25일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불이 나 불길이 민가까지 접근하고 있다. 뉴스1
아파트 방향 불길은 차단됐지만 산불은 다른 방향으로 번지며 소형 사찰 등 일부 민간 건축물에 피해를 입혔다.
언양읍 일대는 짙은 연기로 하늘이 뿌옇게 뒤덮였다. 산불은 이날 오전 11시 54분께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산림 당국은 온양읍 대형 산불 현장에 투입됐던 헬기 중 3대를 언양읍 화재 현장으로 이동시켜 진화 작업에 투입했으며 수백 명의 인력도 추가로 동원해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오후 3시 현재 산불영향구역은 19㏊로 집계됐다. 전체 화선은 3㎞로, 이 가운데 0.5㎞가 진화됐다.
오후 3시 30분까지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산림 당국은 헬기 8대, 소방차와 산불진화차 등 장비 40여대, 인력 380여명 등을 동원해 불길을 잡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