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이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배석하기 위해 국무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직무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열린 25일 국무회의 모습은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았을 때와 달리 대통령실 참모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날 국무회의엔 성태윤 정책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과 국가안보실 1·2·3차장 등 수석급 이상 9명의 용산 참모가 들어갔다. 국가안보실도 이날 오전 “한 대행이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외교·안보 부처 간 긴밀한 협업 체계를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부처 역량 결집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란 입장문을 냈다.
대통령실은 “한 대행이 복귀한 뒤 인사를 드리는 차원에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 내부에선 ‘용산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거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한 대행은 이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조속한 국정 정상화를 위해 부처 간 업무 조율을 맡아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르면 27일 한 대행과 추가경정예산 및 산불 대응 관련 고위 당정을 추진하고 있다. 곧 당·정·대가 다시 손을 맞잡는 것이다. 최상목 대행 때는 지난 1월 8일 열린 고위 당정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통상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사진 국무총리실
전날 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을 강조했던 한 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선 모두발언의 상당 부분을 의대생 복귀에 할애했다. 한 대행은 “이번 주는 학사 복귀와 교육 정상화의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의대 교육 정상화의 주요한 길목”이라며 “의대생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전 의대 증원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던 한 대행은 “(의료개혁) 추진과정에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며 “정부의 목표는 정부와 의료계와 환자들이 손잡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훌륭한 K의료시스템을 일궈 나가는 데 있고, 결코 정부 혼자 달성할 수 없는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대생은 앞으로 대한민국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생명을 다 같이 지켜나갈 인재들”이라며 “정부는 돌아온 의대생들이 마음 편히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온 힘을 쏟겠다”고 했다.
한 대행은 국무회의 뒤 통상관계장관 간담회를 개최하고 내달 2일 미국의 ‘더티 15’(상호관세 명단)에 한국이 포함되는 상황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보고받았다. 한 대행은 통상과 안보 이슈 대응의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그간 최 부총리가 주재해왔던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자신이 주재하는 경제안보전략 TF로 격상해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주요 기업인과의 민·관 공동 대응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 대행은 오후엔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대한민국은 헌정 역사에서 중대한 분기점에 서 있다. 국민 모두가 큰 관심과 걱정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며 “가용한 경찰력과 행정력을 총동원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치안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과 국가안보실 차장들이 배석해 있다. 오른쪽부터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 인성환 2차장, 왕윤종 3차장. 연합뉴스
특히 한 대행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어떻게 귀결되더라도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며 “시설파괴, 폭행, 방화 등 공권력에 도전하거나 사회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현행범체포 원칙으로 단호히 조치하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행은 이후 마이크 던리비 미국 알래스카 주지사를 접견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