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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주총·中 출장 강행군···주총서 '주가 부진 사과' 마지막 메시지
한 부회장 맡던 DX부문장·DA사업부장·품질혁신위원장 모두 공석
[서울경제]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6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삼성전자 구성원과 업계 동료들은 황망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지난주까지 한 부회장이 삼성전자 주주총회 주재와 중국 출장 등으로 활발하게 경영 활동을 했기에 별세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고 한종희 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계 인사의 조문에 이어 이상훈 전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 반도체(DS)부문의 김용관 사장, 파운드리사업부장이었던 정은승 삼성전자 고문과 최시영 상담역 등 회사의 전현직 최고위 경영진들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찬희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빈소를 찾아 “정말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최시영 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한 부회장이 1988년 신입사원으로 입사, 평생 회사에 헌신하며 최고경영자(CEO)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인 만큼 삼성 구성원들은 더욱 충격과 상심이 컸다.

가뜩이나 삼성전자가 어려운 시기에 한 부회장이 갑작스럽게 떠나면서 경영 리더십에도 공백이 발생하게 됐다.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모바일·TV·가전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회 위원장까지 '1인 3역'을 맡았다. 한 부회장의 별세로 당장 이 직책은 모두 공석이 된 상황이다.

작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과 반도체 사업 수장이었던 경계현 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사장이 함께 대표이사를 맡는 '투톱' 체제였다.

그러다가 5월에 DS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전격 교체돼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가, 작년 11월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내정되면서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만에 삼성전자는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로 돌아갔다. 이날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유고에 따라 전영현 단독 대표이사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당분간 삼성전자에서 경영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부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일정은 지난 19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였다.

주총에서는 삼성전자의 부진한 주가와 실적에 대한 주주들의 질의와 의견이 이어졌고, 이에 한 부회장은 거듭 낮은 자세로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최근 주가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올해 반드시 근원적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견조한 실적을 달성해 주가를 회복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교롭게도 이 사과와 다짐은 37년간 '삼성맨'으로서 회사에 헌신해온 한 부회장의 생전 마지막 육성 메시지로 남았다.

삼성전자는 26일 생활가전(DA)사업부의 비전과 전략,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신제품 라인업을 소개하는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 예정이었다. 이 행사는 작년 봄에도 열렸는데 사업부를 총괄하는 CEO인 한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비스포크 신제품과 사업 전략을 소개했다. 이번에도 한 부회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으나 비보에 행사 진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현재 중국 출장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당장 귀국해 조문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사내 게시판에 "지난 37년간 회사에 헌신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고인은 TV 사업 글로벌 1등을 이끌었으며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세트 부문장과 DA사업부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왔다"고 추모했다.

한 부회장의 업계 동료인 조주완 LG전자(066570)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LG전자 주총 이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한국의 전자산업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 주셨고, 지난 37년간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누구보다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며 "참 아쉽게 생각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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