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 24일 오후 6시30분쯤 서울 강동구 명일동 인근에서 지름 20m 크기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강한들 기자


정모씨(40)는 25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강동구 ‘대형 싱크홀(땅 꺼짐)’ 현장 근처 한 초등학교로 아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등교하고 있었다. 그는 전날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싱크홀 발생 소식을 봤다. 걱정하는 친척들 연락도 받았다. 정씨는 “사고 나기 24시간 전에도 마트에 장을 보러 가기 위해 지나갈 정도로 자주 지나다니는 길”이라며 “이제 다시 지나다니기가 무서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처럼 명일동 대형 싱크홀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 사이에선 ‘내가 사고를 당했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싱크홀은 전날보다 다소 커진 상태다. 전날엔 규모가 가로 18m, 세로 20m 정도였으나 이날 가로 길이가 20m 정도로 늘었다. 싱크홀 내부에는 도로를 덮고 있던 검은 아스팔트가 조각이 나 있었다. 상수도관은 끊겨 있고, 전봇대도 싱크홀 내에 고꾸라져 있었다.

전날 ‘대형 싱크홀’이 발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사고 현장 인근 한 초등학교에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강한들 기자


현장 근처에는 학교와 아파트가 밀집해있다. 반경 약 1㎞ 안에 초등학교 3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4곳이 몰려 있다. 인근 초등학교에 아이를 등교시키던 전모씨(39)는 “주말마다 아이들과 놀러 나갈 때 자주 이용하던 도로라서 사진만 보고도 어딘지 바로 알았다”며 “사고 현장 아래 지하철 공사가 총 4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완공될 때까지 다시 사고가 일어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근 중학교로 등교하던 전재은양(13)도 “가족들도 자주 다니고, 아빠가 회사 가는 길이기도 하다”며 “어제 싱크홀로 전봇대가 꺼지면서 학원이 정전돼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까운 학교인 한영중·고등학교, 한영외국어고등학교, 대명초등학교 등 총 4곳은 이날을 재량 휴업일로 정했다. 한영중은 전날 “가스와 수도가 차단돼 급식, 화장실 이용 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25일을 재량 휴업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자녀가 한영중에 다니는 박모씨(46)는 “아이들이 갑자기 학교에 가지 않게 돼 나도 휴가를 냈다. 아직 구조되지 못한 분이 있다니 안타깝다”며 사고 현장을 허망하게 바라봤다.

사고 현장 근처 사거리 모든 방향으로 최대 수백m까지 차량 진입이 원천 차단되면서 근처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과 약 200m 거리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A씨는 “예약 없이 오는 손님이 60% 정도 되는데 출입이 막혀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황모씨(58)도 “화환 배달을 위한 차량이 진입할 수가 없어서 영업에 지장이 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매몰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을 이날 오전 11시22분쯤 발견했다. 강동소방서는 현장 브리핑에서 “17시간의 사투 끝에 땅 꺼짐 현장에 발생한 싱크홀 중심선을 기점으로 5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매몰된 30대 남성을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248 태풍급 속도 '영남 산불', 1주일새 산지·해안 초토화…최악피해 랭크뉴스 2025.03.28
45247 '중증외상센터' 이낙준 일침 "힘없는 레지던트도 소송…누가 가겠나" [더 인터뷰] 랭크뉴스 2025.03.28
45246 삼성전자 팔고 엔비디아 샀다…의원들도 '국장' 대신 '미장' 랭크뉴스 2025.03.28
45245 4m 불쓰나미 덮치고 방호복 녹아도 뛰어든다, 산불특전사 그들 랭크뉴스 2025.03.28
45244 "한미동맹 조용한 위기…美,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압박할 듯" 랭크뉴스 2025.03.28
45243 [르포] '산소 카페'서 '잿빛 마을'로… 평생 일군 사과밭선 연기만 랭크뉴스 2025.03.28
45242 '비위' 파나마 前대통령, 정부 허가받고 옥살이 피해 망명 랭크뉴스 2025.03.28
45241 10명 중 8명 "너무 심각하다"…대한민국 불태운 갈등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28
45240 美의회 "4년후 연방부채 GDP 107%…2차대전 직후의 최고치 돌파" 랭크뉴스 2025.03.28
45239 역대 최악 산불인데 '인공강우'로도 못 끈다…이유 보니 랭크뉴스 2025.03.28
45238 트럼프 "의회서 싸워달라"…'유엔대사 내정' 하원의원 지명 철회 랭크뉴스 2025.03.28
45237 “낙엽층서 계속 재발화” 주민·공무원들, 지리산 사수 ‘안간힘’ 랭크뉴스 2025.03.28
45236 뉴욕증시, 자동차 관세 여파에도 반등 출발 랭크뉴스 2025.03.28
45235 美국무 "베네수엘라, 가이아나 공격 시 나쁜 하루 맞을 것" 랭크뉴스 2025.03.28
45234 액상 전자담배, 니코틴 하나도 없다더니…소비자원 "무더기 검출" 랭크뉴스 2025.03.28
45233 "또 너냐"…트럼프, 정권 주요 사건 거푸 맡은 판사 '좌표 찍기' 랭크뉴스 2025.03.28
45232 美국무 "美대학가 反이스라엘 시위 관련 비자 취소 300명 넘어" 랭크뉴스 2025.03.28
45231 반차 내고, 휴강하고 거리로…총파업 참여한 시민 “헌재 신속히 선고” 랭크뉴스 2025.03.28
45230 주북 러대사 "北, 미∙러 접촉 재개에 긍정적…밀착 우려 안해" 랭크뉴스 2025.03.28
45229 역대 최악 산불인데 '인공강우'로도 못 끈다…안되는 이유 보니 랭크뉴스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