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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산등성이를 타고 하동군 옥종면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군용헬기가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산청부터 불을 완전히 잡아야지, 지금 헬기를 빼면 어떡합니까 청장님?”(박완수 경남도지사)
"경북 의성군 상황이 급합니다”(임상섭 산림청장)

발생 닷새째 진화율 88%를 보이는 경남 산청군 산불 현장에서 25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임상섭 산림청장 사이 전화 통화에서 이런 취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산청 산불 진화율은 90%에 근접했지만, 오후 들어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보되며 중대 고비를 맞은 시점이다.



"산청부터 잡아야지" VS "의성 급하다" 헬기 공방
25일 산림청과 경상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88%로 집계됐다. 지난 21일 발생한 이 산불을 잡기 위해 당일 산불 3단계가 발령됐지만, 23일엔 인접한 하동군까지 불길이 번졌다. 밤새 소방과 군인 등 인력 2122명이 투입돼 민가 및 시설을 사수하며 확산을 막기 위한 악전고투를 벌였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24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단성고등학교에서 마련된 상황실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등에게 산불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날 날이 밝으며 진화 헬기 32대가 투입됐다. 하지만 오전 중 군 소속 헬기 5대가 경북 의성군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에 박 지사가 임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따졌다고 한다. 이와 관련, 산림청 관계자는 "의성 상황이 급박해 이동한 것으로 안다. 특수진화대를 추가 투입해 특히 하동권역 잔여 화선과 산청 지리산권역 진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산청 산불은 전체 화선 55㎞ 가운데 48㎞ 구간 진화가 완료됐다. 산불 영향구역은 1572㏊에 이르며, 현재까지 주민 1164명이 대피했다.

화마가 지나간 지난 24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공마을의 한 주택이 화재가 난 이후 무너져 있다. 송봉근 기자
진화율이 90%에 다가선 상황에서 산림청 등이 가장 주시하는 건 바람의 강도다. 오후 들어 산청군엔 초속 8m의 서풍이, 하동군엔 초속 7m 남서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산림청에 따르면 경사 20도인 지형에서 바람이 초속 6m로 불면 바람이 불지 않을 때와 비교해 산불 확산 속도가 26배 빨라진다. 산청 산불은 발생 이튿날인 지난 22일 오전 한때 진화율이 75%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순간 최대 풍속 초속 9.4m로 바람이 강해지며 불길이 크게 번졌다.



숨진 공무원ㆍ진화대원 발인… “철저히 수사해야”
지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창녕군 소속 공무원(33)과 산불예방 전문진화대원 3명(60대)의 발인은 25일 이뤄진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창녕군에선 모두 9명의 인력이 산청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고, 생존자 5명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초속 10m를 넘는 강한 바람 탓에 순간적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이들이 고립됐다가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지난 22일 밤 산청군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 경계지점까지 번져 불타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산림청과 경상남도로 구성된 현장지휘본부가 초기 진화에 급급하다 무리하게 인원을 투입해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전문적인 훈련이나 장비를 갖추지 못한 인력을 산불 진화에 동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관련 예산 확보 및 전문직렬 신설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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