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은행의 대출 창구. 연합뉴스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특화 서비스를 내세운 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사실상 단독 주자로 떠올랐다. 다만 금융당국의 심사 기준이 깐깐해지고, 대선 정국까지 다가오면서 제4인터넷은행 출범 자체가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다. 현재까지 예비인가 신청 의향을 밝힌 컨소시엄은 소호은행,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4곳이다.

이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는 소호은행 컨소시엄이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이날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하나은행을 비롯해 NH농협은행,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 유진투자증권 등도 컨소시엄 합류를 확정했다. 지방은행과 저축은행, IT기업을 아우르는 자금 파이프라인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주요 금융사들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KCD만의 신용평가모델에 있다. KCD는 150만명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에게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제공하고 있다. 중저신용의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신용평가 역량과 매출 데이터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호대출 리스크 관리를 고민하던 상황에서 KCD의 신용평가 모델이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단순한 지분 투자보다는 업무 협력을 기대하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은행은 컨소시엄에 합류해, 캐시노트와 연계한 부산 지역 소상공인 대상 금융상품 개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제1금융권의 투자확약을 받아낸 곳은 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유일하다. 신한은행과 DB손해보험이 참여를 검토했던 더존뱅크, IBK기업은행 참여설이 돌았던 유뱅크가 최근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했다. 다른 경쟁자인 소소뱅크(소상공인)나 AMZ뱅크(농업인), 포도뱅크(해외 한인 상공인)는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당국은 2개월 간의 심사를 거쳐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2019년 토스뱅크 인가 때와 달리 본인가 시점이나 인가기관 수를 못박지 않아 평가 결과에 따라 단 한 곳도 예비인가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당국은 이번 심사에서 대주주의 자금투여역량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예고했다. 법정 최저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디지털 뱅크런’ 등 단기간 유동성 위기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기존 인터넷뱅크 3사에 준하는 자금조달이 가능한지를 보겠다는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3사의 인가 신청 당시에는 제출된 사업계획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단이 부족했다”며 “기제출한 자금 조달 계획 등이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은행법에 따라 일부 업무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인가 조건을 포함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심윤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