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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벤더 화승엔터프라이즈, 매출 33%↑·영업익 535%↑
나이키 주춤한 사이 뉴발란스 한국 매출 1조 돌파
아식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 31%↑·영업익 73%↑

운동화 시장의 지형도가 바뀌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젊은 세대 중심의 절대 강자인 나이키의 인기가 주춤한 사이, 아디다스와 뉴발란스, 아식스 등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아디다스 부활로 방긋 웃은 화승엔터프라이즈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디다스 운동화를 주문·생산하는 주문자개발생산(ODM) 업체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이 1조60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6억원으로 전년(130억원) 대비 6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43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래픽=정서희

아디다스를 고객사로 둔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아디다스의 부활로 이례적인 성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작년 기준 매출의 91%가 아디다스에서 발생했다. 작년 4분기부터 삼바, 가젤, 수퍼스타 등 오리지널스 제품군 비중이 상승하면서 가동률이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모기업인 화승인더스트리도 작년 연결 매출이 전년 대비 25% 늘고, 영업이익은 1892억원으로 전년(247억원) 대비 7배가량 증가했다. 화승인더스트리는 화승엔터프라이즈에 원재료를 제공하고, 화승엔터프라이즈가 제조한 제품(운동화 등)을 받아 아디다스에 납품하는 회사다.

전 세계적으로 아디다스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이 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약 237억유로(약 37조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 2억6800만유로(4214억원)에서 13억3700만유로(2조1072억원)로 뛰었다. 아디다스 주가는 지난해에만 30% 이상 상승하며 나이키를 앞질렀다.

한국은 유한회사로 운영되고 있어 매출이 공개되지 않으나, 이달 초 아디다스 글로벌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총매출은 2조1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 경영진은 올해 아디다스 브랜드의 매출이 두 자릿수 성장할 것이며, 17억~18억유로(2조6733억~2조 83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한국에서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뉴발란스. 사진은 뉴발란스 성수점 전경. /뉴발란스 제공

나이키 부진한 틈 타... 뉴발란스·아식스 등도 호실적
아디다스는 2022년 ‘이지(Yeezy)’ 라인을 협력해 온 힙합 뮤지션 예(Ye·구 칸예 웨스트)와의 결별로 1조7000억원 상당의 재고를 떠안으며 부진을 겪었다. 덩달아 주요 고객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직격탄을 맞았다. 그러나 최근 삼바, 가젤, 수퍼스타 등 1990년대 인기를 끈 대표 상품들이 복고 열풍과 함께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자)에 통하면서 부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선 경쟁사인 나이키가 ‘한정판’ 제품 판매에 집중한 사이 아디다스가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디다스는 러닝, 축구, 농구, 테니스 등 각종 스포츠에 특화된 제품을 갖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또 나이키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자체 온라인 몰을 통한 소비자 직접 판매(D2C)를 가속하면서 오프라인 시장에서 경쟁 브랜드들이 주목받게 되는 역효과를 초래했다는 시각도 있다.

그래픽=정서희

국내 시장에도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고 있다. 뉴발란스코리아는 국내 진출 16년 만인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첫 돌파했다. 아식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1437억원, 영업이익은 73% 늘어난 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은 55% 증가한 19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 러닝화 호카를 수입·판매하는 조이웍스의 매출도 전년(433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6월 결산 마감인 나이키코리아는 올해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나이키코리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3%, 43% 줄어든 바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각) 발표된 글로벌 나이키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11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순이익은 8억달러로 32% 줄었다. 매트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에서 “회계연도 4분기 매출 감소 폭이 10%대 초반이 될 것”이라며 “지정학적 역학, 새로운 관세, 불안정한 환율 및 세금 규정이 불확실성을 조성하는 요인 중 일부”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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