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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회의원에게 300만원 이상을 낸 고액 후원자들의 후원금 총액이 160억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의 고액 후원자 후원액(70억7611만원)과 비교하면 1년 새 2.3배 늘었다. 고액 후원자들의 손길이 여당 쏠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본회의장 모습. 뉴시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국회의원 후원회 연간 300만원 초과 후원자 명단’에 따르면 지난해 22대 국회의원의 첫 후원회 모금에서 300만원 넘는 고액을 낸 후원자들의 후원금 총액은 161억3436만원이었다. 국회의원 후원회 모금 총액(589억5016만원)의 27.4%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고액 후원자는 국민의힘에 몰렸다. 국민의힘은 86억6297만원, 더불어민주당은 73억294만원을 고액 후원자로부터 모금했다. 의원 1인당 고액 후원자들의 평균 후원액은 국민의힘이 8021만원으로 민주당(4295만원)보다 1.9배 많았다. 170석의 민주당보다 108석의 국민의힘에 고액 후원이 더 집중된 셈이다. 여당 프리미엄에 기업인과 고소득 자영업·전문직의 지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에선 고액 후원이 가장 많은 건 김대식(2억200만원) 의원이었고, 윤영석(1억7980만원)·배준영(1억7470만원) 의원이 그 뒤를 따랐다. 민주당의 고액 후원금 모금 상위 1~3위는 박지원(1억7000만원)·김태년(1억3900만원)·문금주(1억500만원) 의원이었다. 반면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처럼 팬덤이 강한 의원들과 일부 비례대표 의원 등 13명은 고액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2월 후원회 모금을 시작한 지 25분 만에 약 4200명의 소액 후원만으로 1억5000만원의 후원금 한도를 채웠다.

국민의힘에선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지낸 최은석 의원에게 재계 인사들의 후원이 쏠렸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김영식 전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정일문 전 한국투자증권 대표가 각각 500만원을, 최현만 전 미래에셋증권 고문이 400만원을 후원했다. ‘홈플러스 사태’의 주역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도 최 의원에게 450만원을 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 회장은 권영세·나경원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배달의민족 운영사) 창업자가 강훈식 민주당 의원에게 500만원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강 의원은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을 이끌며 창업가들과 접면을 넓혀왔다.

전·현직 국회의원 사이에서 오가는 후원 품앗이도 여전했다. 민주당에선 최민희 의원은 김현 의원에게, 박지원 의원은 민형배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김영진 의원은 이연희 의원에게 400만원을 기부했다. 국민의힘에선 박수민 의원이 강명구 의원에게, 김대식 의원이 서지영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김영주 전 의원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맹성규·황희 민주당 의원, 무소속 김종민 의원에게 500만원씩 지원했다.

지방의원들에게서 후원금을 모으는 구태도 반복됐다.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을 지역구로 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권원만·우기수·이경재·장병국 경남도의원과 박진수·정희정 밀양시의원으로부터 총 3000만원을 후원금으로 거뒀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지역구의 이대석·박희용 부산시의원과 곽사문 부산진구의원으로부터 500만원씩 후원받았다. 김정섭 전 공주시장은 공주가 지역구인 박수현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도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공천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국회의원과 공천을 신청하는 지방의원이 후원금을 주고 받는 것은 또 다른 금권정치”라며 “정치 자금 양성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년 1인당 개별 국회의원에게 500만원까지, 총 2000만원을 후원할 수 있다. 의원들은 선거가 없는 해에 1억5000만원까지 모금 가능하며 초과한 금액은 그다음 해로 이월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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