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씨는 ‘선거 직전 명태균 서울행 항공권 10여차례 끊어줬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씨.
검찰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측근인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과 명태균씨가 2021년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에도 만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오 시장 쪽은 그해 2월 ‘명씨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했지만 보궐선거 당일까지 관계가 지속됐다는 주변 진술이 나온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2021년 4월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에 만났다는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강혜경씨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 약 3개월 동안 명씨의 서울행 항공권을 10여차례 끊어줬다는 진술과 증빙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명씨는 서울행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응을 위해서라는 취지로 강씨에게 말했다고 한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은 오 시장의 승리가 유력한 분위기였다. 이에 명씨가 ‘오 시장의 당선이 확실해 보인다. 축하 인사하러 가자’며 김 전 소장, 강씨와 함께 투표 상황실이 차려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았다고 한다. 명씨 등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선 축하 인사를 나눴고 당사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강 전 부시장을 만났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오 시장이 안철수 후보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단일화 협상이 급박하게 이뤄지던 2021년 3월19일에도 강 전 부시장과 명씨가 만났다는 김 전 소장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런 진술들을 종합하면, 오 시장 쪽은 적어도 명씨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일까지 관계를 지속했던 셈이다. 이에 대해 강 전 부시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21년 4월7일) 선거 당일 당사에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그 사람 중에 명씨를) 오다가다 마주쳤을지도 모르지만, 그날 (명씨를) 만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명씨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수시로 보낸 증거를 확보하고 지난 21일 김 전 위원장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김 전 위원장 조사를 통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본 경위와 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곧 오 시장도 불러 명씨와 어떻게 교류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후원자가 비용을 대납하고 명씨에게서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제공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