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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진화 대원 3명 모두 예방진화대
대부분 고령에 주 임무는 잔불·뒷불감시
일당 8만240원, 청년 인력은 외면
지방직 공무원 자동 차출 규정도 비판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4일째로 접어든 24일 산청군 산불전문진화대원들이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산청=뉴시스


"사무실에서 일하던 차림 그대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경남 산청군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된 창녕군 소속 산불재난예방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전문 인력이 아닌 예방진화대원과 지방직 공무원을 무리하게 투입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풍으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에 적절한 보호장구와 안전대책 없이 사고로 몰았다는 것이다.

24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쯤 산청군 시천면 산불 현장에 투입된 예방진화대원 3명과 창녕군 소속 공무원 1명이 사망했다. 진화 작업 중 불어온 역풍에 고립되면서 변을 당했다. 당시 현장은 불티가 강하게 타오르고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면서 불길이 크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희생된 예방진화대원들은 지자체 소속으로 6~7개월 단위로 한시적으로 근무한다. 대형 산불 진화에 특화된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큰불을 잡기 전 초동 진화나 불이 꺼진 후 잔불을 진화하는 게 보통이다. 산림청은 지난 1월 발표한 '2025년도 전국 산불방지 종합대책'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잔불·뒷불 감시 등을 예방진화대나 공무원 진화대에 부여한다"고 명시했다.

산불 특성상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순식간에 크게 번질 수 있는 만큼 안전이 확보된 상황에서 작업에 투입돼야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산불진화관리와 안전' 매뉴얼에도 △적극적으로 진화하되 안전을 최우선으로 △탈출로를 확보하고 △위험지역에는 감시자를 급파한다 등의 규정이 들어 있다. 주불이 잡혔다고 해서 무턱대고 진화대원과 공무원을 산속으로 들여보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예방진화대원 대부분이 돌발상황에 즉각 대처하기 힘든 고령자라는 점도 문제다. 이번에 사망한 예방진화대원 3명도 모두 60대다. 업무 특성상 산불예방기간(11월~5월)에 집중적으로 근무하고, 일당도 최저임금 기준 8만240원에 불과해 청년 인력 충원이 쉽지 않다. 이렇게 모집된 인원들에게 지급하는 장비도 방어선 구축과 잔불 정리에 필요한 갈퀴와 등짐펌프, 방화복 정도로 열악하다.

산불진화전문인력으로 구분되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에는 '월 4만 원'의 위험수당도 지급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위험수당 지급을 위한 산림청의 2억900만 원 증액 요청을 거부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불 등 각종 재해 현장에 투입되는 지방직 공무원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공무원은 불사조냐" "산불 나면 산림청에, 선거 때는 선관위에 시달린다" "물통 하나 들고 들어가라면 가야 하는 것" 등 성토가 쏟아진다. 산림보호법 시행령 배치 기준에 따르면 산불경보 '경계'일 때 소속 공무원 또는 직원 6분의 1 이상을 배치·대기, '심각'의 경우 4분의 1 이상을 배치·대기해야 하지만 지방 행정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인 구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 지역 한 공무원은 "각종 재난 상황 발생 시 공무원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실무와 병행하다 보니 피로가 쌓이고, 담당자 부재로 인한 민원도 끊임없이 발생한다"며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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