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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상장한 제일엠앤에스
감사인의 노스볼트 파산發 손실 자료 요청에
대응 늦어 감사보고서 지각… “법률적 문제는 無”
리베이트 등 재무 문제 소문엔 ‘사실무근’ 선 그어

아직 상장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차전지 기업 제일엠앤에스가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기업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은 주요 고객사인 유럽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의 파산 관련 손실 자료에 대한 대응이 늦어져 제출을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가 2024년 4월 30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이차전지 믹싱공정의 시스템 설계 및 장비 제작사업을 영위하는 제일엠앤에스의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영진 제일엠앤에스 대표이사,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제공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사업보고서 제출기한 연장 신고서를 내거나 감사보고서 제출지연 공시를 한 상장사는 총 49곳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 8곳, 코스닥에서는 41곳이다.

그중 눈에 띄는 상장사는 국내 3대 이차전지 믹싱장비 전문 제조사로 꼽히는 제일엠앤에스다. 지난해 4월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상장 11개월 차 ‘새내기주’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회사가 처음으로 내는 감사보고서 제출이 밀린 게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커졌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통상 기업들은 감사 및 사업보고서에 대해 연 1회 기한 연장이 가능하지만, 불필요한 악재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제출기한을 지킨다. 투자자들이 회사의 회계 감사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연공시를 한 상장사들은 내달 7일까지 마감일이 미뤄졌지만, 이때도 제출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미제출 상태로 10영업일을 초과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제일엠앤에스의 감사를 맡은 우리회계법인은 회사가 감사의견을 내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스웨덴 기업 노스볼트 파산과 관련한 회계처리 영향이 크다. 노스볼트는 제일엠앤에스의 주요 고객사로, 2020년 장기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제일엠앤에스는 지난해 상장 당시 투자설명서를 통해 매출채권 미회수로 인한 위험이 크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해 11월 노스볼트가 재정 위기로 파산하면서 수백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 관련 대손상각비는 587억원에 달한다.

제일엠앤에스는 24일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과 관련한 사과문을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제일엠앤에스 홈페이지 캡처

이 여파로 회사는 지난해 4429억원의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4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운영자금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지난달 상장 후 처음으로 190억원 규모의 1회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기도 했다.

제일엠앤에스 관계자는 “올해 감사 일정 자체가 늦게 시작한 영향도 있고, 지난해 (노스볼트 관련) 손실이 워낙 크다 보니 회계법인 쪽에서 관련 자료들을 상세하게 요구해 자료 대응이 늦어져 연기 요청을 했다”며 “CB 역시 신규 수주에 대응하기 위한 예비비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들은 이미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이 나오게 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제일엠앤에스는 상장 후 일주일간 공모가(2만2000원)를 웃돌았지만, 이후 주가가 급격히 하락세를 타면서 24일(5590원) 기준 공모가 대비 75%나 빠졌다. 비상장사 시절 투자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SKS프라이빗에쿼티 등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아직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다 못한 상태다. 현재 한국투자2022사모투자합자회사(11.87%), 에스케이에스한국투자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9.96%)가 회사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일엠앤에스는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전날 사과문을 올리고 “감사보고서 지연 제출로 주주님들께 깊은 상처와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일부 주주들이 우려하는 법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또 외주기관과 계약 과정에서 리베이트 등 문제가 발견돼 감사 일정이 늦었고, 관련 영업이사가 작년 말 퇴사했다는 소문에 대해선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임원은 등기임원으로 있다가 올해 미등기 이사가 됐고, 여전히 근무 중”이라며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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