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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왼쪽)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간밤 미국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연단에 나란히 서는 초대형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이 향후 4년간 미국에 단일 규모로는 최대인 210억달러(약 30조 8175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하는 자리였습니다. 분위기는 매우 좋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에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고 또 정 회장에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 내가 도와주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최첨단 제조 시설을 방문해 미국 노동자에 대한 현대차의 헌신을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오케이”라고 답했습니다. 오늘은 20분간 진행된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자세히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현대차, 美 최초 제철소 루이지애나에…조지아 20만대 증설


정의선(왼쪽부터)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성 김 현대차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가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우선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4년간 미국에 총 210억달러를 투자합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의 첫 번째 대규모 대미 투자입니다. 세부적으로 자동차 부문에 86억달러를 투자해 조지아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생산용량 20만 대 증설 및 기존 공장설비를 현대화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100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HMGMA 20만대 증설로 총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합니다.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 제철소 건설을 추진합니다.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로, 14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차가 미국에 건설하는 최초의 제철소"라고 평가하며 "이후 대규모 확장이 있을 것"이라 언급했습니다. 이를 포함해 부품 현지화율 증대로 부품, 물류, 철강에 총 61억달러를 투자합니다.

아울러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산업, 에너지에 63억달러의 투자금을 집행합니다. 정 회장은 "미국 에너지 산업을 지원하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30억다럴 상당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구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미국 홀텐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건주에 SMR 착공을 추진합니다.

트럼프 “어려움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현대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할 때 여러 기업인들과 함께 단상에 선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자동차 기업과 함께 선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또 현대차에 우호적인 말도 많이 했죠. 특히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 회장을 지목하며 "원하는 허가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나를 찾아오라"며 "내가 도와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가 정치권에 발을 들였을 때 루이지애나애 있는 두 개의 대형 LNG플랜트 허가가 14년 동안 해결되지 않았는데, 나는 일주일도 안돼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의 관세 정책이 이번 현대차의 투자 결정을 이끌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례"라며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면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역설했습니다.

글로벌 車 기업 중 최초 트럼프와 기자회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사실 현대차그룹의 대미 투자는 어느정도 예상이 됐었던 것이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대형 호재를 맞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매긴다고 경고했을 때 현대차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증권사 리포트도 많았습니다. 현대차의 프리미엄 라인보다는 범용 차량이 미국에서 많이 팔리는 상황에서 25%의 관세는 다른 미국 브랜드 등에 비해 현대차의 경쟁력을 깎을 수 있다는 분석이었습니다. 현대차는 기존 공장을 최대한 가동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공장을 3교대로 돌릴 정도로 과부하가 돼 있어 현대차가 생각하는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결국 신규 투자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현대제철 역시 1월부터 대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고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미국 내 현지화 전략으로 어떠한 정책 변화에도 유연히 대응하겠다"고 최근 정기주총에서 예고했습니다.

정의선 “美 내 공급망 현지화 가속화할 것”


정의선(왼쪽 두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 등 현대차 측 임원진이 24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정 회장은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을 강조했습니다. 정 회장은 "이번 (투자)약속의 핵심은 철강 및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약 60억달러의 투자"라며 "현대제철의 투자는 미국 내 자동차 공급망의 자립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2019년 서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조지아주에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8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며 "2020년에는 새 공장에 대해 언급했고 트럼프 대통령 두 번째 임기 시작과 동시에 혁신적인 프로젝트 완성을 자랑스럽게 기념하며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런 모든 노력은 미국 내 공급망 현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을 구독하시면 트럼프의 정책이 한국의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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