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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내일 2심인데 극도 말아껴
1심 총력 여론전과 180도 달라져
사법리스크 이슈 거리두기 관측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4일 서울 광화문 앞에 설치된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진행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6일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1심 때와는 사뭇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1심 선고 당시 당력을 집중해 대대적인 ‘무죄 여론전’을 폈던 것과 달리 지금은 오히려 언급 자체를 삼가는 분위기다. 사법부에 대한 자극을 피하는 한편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를 대비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이슈화 자체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4일 서울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의 당위성이 핵심 주제였다. 9명의 발언자 중 전현희 최고위원만 “이 대표는 명백한 무죄”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검독위) 위원장인 한준호 최고위원도 이 대표 재판 얘기는 하지 않았다.

이는 이 대표 1심 선고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선고 이틀 전 박찬대 원내대표와 4명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돌아가며 검찰과 여당에 파상 공세를 폈다. 당일 검독위도 국회에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따른 재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무죄 판결을 촉구했었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100만명이 넘는 무죄 탄원 서명을 받아 재판부에 제출했다.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기초·광역의원들 역시 국회에 모여 무죄를 외쳤고, 당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전담 대응하는 기구인 사법정의특별위원회까지 출범시켰다.

그런데 지금은 당사자인 이 대표부터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선고 지연에 대해서는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사법부를 겨눈 발언은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진실은 잠시 가려질지라도 숨겨지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는 글을 올리며 무죄 주장을 하던 것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민주당의 기류 변화는 우선 조직적인 무죄 여론전이 부를 수 있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1심 때처럼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습이 되레 여권의 사법 리스크 프레임 공세에 말려들 수 있다는 것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과 4범에 12개 혐의로 5곳의 재판부에서 재판받고 있다. 가히 ‘죄대표’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1심 선고 이후 12·3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대형 사정 변경 상황이 생긴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심 때와 달리 현재는 이 대표 최종심 선고 전 조기 대선이 열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2심 재판을 부각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정무적 판단이 깔려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 사법 리스크는 이미 여론에 반영돼 있어 윤석열 파면 선고와 비교하면 잔가지에 가까울 것”이라며 “헌재가 탄핵심판 결론을 빨리 내놓는 게 우리로선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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