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기에 앞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사건을 기각했다. 헌법재판관 8명 중 5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이 기각 의견을 냈고, 1명(정계선)은 인용, 2명은 각하(정형식·조한창) 의견을 냈다. 탄핵 인용 정족수(6명 이상) 미달에 따라 기각으로 결론 났다. 한 총리는 즉각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지 87일 만이다.

민주당이 내세운 주요 탄핵 사유는 한 대행의 마은혁·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다. 헌재는 국회의 재판관 선출권을 무시한 위헌·위법 행위이지만, 헌재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입증할 수 없다 등의 이유로 파면 사유까지는 아니라고 봤다. 내란 상설특검 후보자 임명 회피, 내란 묵인·방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시도, 김건희 특검·채 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건의 등의 사유에 대해선 위헌·위법성이 없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다.

공직자 연쇄 탄핵이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윤석열 정부를 압박해온 민주당은 헌재에서 9전 9패 했다. 민주당은 한 총리를 포함해 공직자 탄핵안을 30건 발의했는데, 이 중 헌재가 결론 내린 9건이 전부 기각됐다. 무리한 탄핵으로 국정 공백과 정국 혼란을 일으키고도 민주당은 반성한 적이 없다. 이재명 대표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며 여전히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탄핵 남발은 ‘아니면 말고’ 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국민이 위임한 의회 권력을 남용한 것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자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헌재를 정상화하려고 한 대행을 탄핵했다는 민주당 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대행 설득·압박과 여론 조성 등 정치적 해결 노력을 건너뛰고 힘으로만 정국을 끌고 가 불안정한 ‘대행의 대행' 체제를 초래한 책임은 분명하다. 한 대행 복귀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 명분은 더욱 희박해졌다. 최 부총리 탄핵안부터 철회해야 한다.

한 대행은 법적 근거도 없는 '여야 합의'를 요구하며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해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법 위반의 중대성과 파면 결정으로 인한 '법익 형량'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헌재의 판단은 한 대행의 법 위반이 가볍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 대행은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조속히 임명해 위헌·위법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또 "이제 좌우는 없다.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복귀 후 일성대로,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안정적인 국정 관리에 매진하기 바란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113 "먹고 나면 깨어있는 느낌"…카디비도 극찬한 'K푸드' 뭐길래 랭크뉴스 2025.03.27
45112 민주노총 "헌재도 심판 대상"…탄핵촉구 총파업·도심행진(종합) 랭크뉴스 2025.03.27
45111 지리산 천왕봉 4.5㎞ 앞까지 연기…밤새 단비 내리길 기대(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27
45110 찔끔 비에 진화 희망 물거품...최악의 영남 산불 장기화되나 랭크뉴스 2025.03.27
45109 불씨 덮치더니… 3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 랭크뉴스 2025.03.27
45108 "사진 찍으러 왔제!" 산불 피해 주민의 분노…이재명 반응은 랭크뉴스 2025.03.27
45107 이재명, 산불 현장서 옷 휘두르며 달려든 이재민에게 위협…“선처 요청” 랭크뉴스 2025.03.27
45106 ‘콘서트 선동금지 서약서 부당’ 이승환 헌법소원, 헌재서 각하 랭크뉴스 2025.03.27
45105 “의성에 비 온다!”…기다리고 기다리던 엿새 만의 굵은 빗방울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7
45104 최악 대형산불 7일째…지쳐가는 60대 고령 예방진화대원들 랭크뉴스 2025.03.27
45103 [단독] 尹 선고 늦어지자 피로 누적된 경찰... 숙박비만 13억 원 랭크뉴스 2025.03.27
45102 "피처폰은 받지도 못해"… '괴물 산불' 속 재난문자, 대피에 도움 안 됐다 랭크뉴스 2025.03.27
45101 자고 있던 70대 노모 흉기로 찌른 아들 현행범 체포 랭크뉴스 2025.03.27
45100 여 “우리법연구회 편파 판결”…야 “판결 승복해야” 랭크뉴스 2025.03.27
45099 “‘정치 선동 금지’ 서약서 강요는 부당” 이승환 헌법소원, 헌재서 각하 랭크뉴스 2025.03.27
45098 기밀 유출 ‘시그널 단톡방’ 일파만파…트럼프식 ‘공격이 최선의 방어’ 통할까 랭크뉴스 2025.03.27
45097 천둥 칠 땐 환호했지만…의성 산불에 단비, 10분만에 그쳤다 랭크뉴스 2025.03.27
45096 이재명, 옷 휘두른 남성에 ‘봉변’…경찰에 선처 요청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7
45095 "'폭싹 속았수다' 재밌게 보던 중 뚝 끊겼다"…그래도 2명 중 1명 '이 요금제' 쓰는 이유 랭크뉴스 2025.03.27
45094 [전문]곽종근 “대통령님, 정녕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한 적 없으십니까” 랭크뉴스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