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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찾은 팀 쿡 애플 CEO(오른쪽)가 허리펑 중국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전통 명소를 방문하고 현지 인공지능(AI) 기업을 극찬하는 등 친 중국 행보에 나섰다. 프리미엄폰의 제왕으로 불리는 애플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자존심을 접고 중국 시장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폰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기술 적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중국에선 아이폰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4일까지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 참석차 베이징을 찾은 쿡 CEO는 전날 중국의 AI모델 ‘딥시크’를 향한 이례적인 호평을 내놓았다. ‘딥시크를 사용해봤냐’는 기자의 질의에 “물론이다. 훌륭했다(It’s great)”고 답한 것. 미국 상무부와 국방부가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 우려를 이유로 견제하고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쿡 CEO는 베이징 도착 당일인 22일에는 중국 대형 연예 기획사인 이신의 양톈전 대표와 자금성이 내려다보이는 경산 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한 전통 가옥에서 가수 헨리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보통 현지 애플 매장만 방문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적극적인 행보다.

쿡 CEO의 이런 변화는 현재 애플이 직면한 복합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AI 폰 시장에서 애플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족족 문제가 터지고 있다.



아이폰 판매 둔화, AI개발 지연, 관세 폭탄…‘위기의 애플’ 친중국 행보
지난 1월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공하는 뉴스 알림 요약 기능에 문제가 발생해 일시 중단했고, 지난 13일엔 AI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업데이트 버전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해당 기술은 지난해 6월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4에서 공개됐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iOS 18 업데이트 버전에 적용됐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연기 통보에 미국에선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이 제기됐고, 국내에서도 시민단체 서울YMCA가 애플이 허위·과장광고로 아이폰16 시리즈를 판매해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아이폰 점유율 하락도 우려스럽다. 특히 중국 내 입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애플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은 17%로 1년 전(21%)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예전만 못한 데다 미·중 갈등 격화, 중국산 프리미엄폰 약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매년 9월 신제품을 공개하는 애플 특성상 4분기엔 점유율이 크게 오르는데 지난해 4분기엔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하며 중국 비보(18%)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관세 리스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음 달 2일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 으름장을 놓고 있다.

씨티그룹은 “전체 애플 제품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는 점을 고려할 때, 관세는 애플의 매출 총이익을 약 1.7%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은 늘 효자 노릇을 했는데 중국산 폰이 추격에 나서면서 애플이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며 “딥시크 쇼크는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중국의 시장성을 다시 깨닫게 된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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