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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경기 불황에 인건비를 줄이려는 자영업자들이 좌석 원격 주문(테이블 오더)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에서 한정식집을 운영 중인 허아무개씨는 지난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설치비 400만원 가량을 지원을 받아 식당에 ‘테이블오더’를 설치했다. 테이블오더는 식당에서 자리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손님이 직접 메뉴를 고르고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허씨는 몇달 뒤 매출에서 매달 3.9%의 수수료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한 달 매출 2000만원에서 78만원가량이 테이블오더 수수료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허씨가 설치 업체에 문의해보니 3.3%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가, 나머지 0.6%는 업체에서 가져가는 수수료였다. 설치 전에는 1%대 신용카드 수수료만 물면 됐는데, 그 부담이 3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허씨는 “테이블오더 도입 뒤 편리한 점도 적지 않지만 수수료는 두고두고 부담”이라며 “아직 3년 의무 약정 기간이 남아있어 테이블오더 업체를 교체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24일 무인 주문기기인 ‘테이블오더’를 쓰는 식당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직원 인건비를 아끼려고 테이블오더를 도입했다가 높은 수수료율에 당혹스러워하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피지사를 사용하는 일부 테이블오더의 결제 수수료율을 숙지하지 못한 채 도입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결제 시스템으로 부가가치통신망(VAN)사를 사용하는 테이블오더는 신용카드 수수료만 내면 되지만, 피지사를 사용하는 테이블오더는 최대 4%대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여신전문금융법에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연 매출에 따라 0.5%∼1.5%로 차등 책정된 것과 달리, 피지사와 가맹점 사이의 개별 계약으로 책정된 수수료율은 별다른 법적인 제한이 없다. 소상공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수료 때문에 업체를 바꾸려고 했는데 위약금이 1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5년 전부터 테이블오더·키오스크·서빙로봇 등의 설치를 지원하는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인한 시장변화에 소상공인이 적응하도록 돕는다는 목적이지만 설치비가 지원돼 관련 업체도 이득을 보는 구조다. 지난 5년간 테이블오더 보급에 들어간 예산은 60억880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이 경영난을 덜 수 있는지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부족하다. 중기부는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자료 요청에 “스마트상점 기술보급사업과 관련된 피지 수수료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사업으로 테이블오더가 보급되더라도 피지사와의 계약은 소상공인이 자율적으로 판단하여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세희 의원은 “소상공인이 정부를 믿고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결과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떠안게 된다면 이는 정책 실패다. 높은 피지 수수료가 붙는 테이블오더는 지원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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