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비싸고 맛없어" 소비자 외면 이어져
작년 최고치 찍었던 선물 가격 반토막
작황 개선되자 롱포지션 청산 잇따라
AP연합뉴스

[서울경제]

최근 몇 년간 이상 기후 여파로 치솟았던 오렌지 주스 선물(futures)이 가격 상승과 품질 저하로 급락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 인터콘티넨탈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농축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이 연초 파운드당 5.26달러에서 최근 몇 주 사이 2.50달러 이하로 반토막이 났다고 보도했다.

선물(futures)거래란 장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매할 것을 현재 시점에 약정하는 거래다. 미래의 가치를 사고 파는 것으로, 선물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자산의 미래 가격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오렌지 주스 선물은 지난해 브라질의 오렌지 수확량이 급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높아지자 주스 가격도 오르면서 수요는 크게 줄었다. 농산물 가격을 추적하는 엑스파나(Expana)의 애널리스트 해리 캠벨은 "가격 급등이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되면서 수요가 '절벽에서 떨어지듯' 줄었다"며 "오렌지 주스가 슈퍼마켓 선반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격이 오른 반면 주스 맛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주스 제조업체는 냉동 농축 오렌지 주스를 재고로 보관해 계절간 맛 차이를 보완한다. 저품질 오렌지에 비축해뒀던 고품질 오렌지를 섞어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3년 연속 공급 감소가 이어지며 재고가 거의 고갈됐다. 오렌지 품질을 가릴 여유 없이 공급 물량을 겨우 맞추다 보니 '비싸고 쓴 주스'로 전락해버린 셈이다. 브라질 응용경제연구센터(CEPEA)는 "불규칙한 수확으로 발생한 리모닌(limonin)이라는 쓴 맛 성분이 주스의 맛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서 주로 팔리는 브라질산 오렌지 주스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1년 간 오렌지 주스 선물 가격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올해 브라질 작황이 호전돼 오렌지 주스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지만 선물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보뱅크는 올해 강수량이 개선되면서 하반기부터 브라질 오렌지 생산량이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라보뱅크의 파디야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가격 급등 이후 투자자들이 공급 부족에 베팅(롱포지션)하며 오렌지주스 선물 시장에 진입했지만 작황 전망이 개선되자 이들이 시장에서 빠져나오며 급격한 매도세가 쏟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즉각적인 오렌지 주스의 소매 가격 인하도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소매업체들이 주스 가격 급등기에 체결한 장기 계약으로 소매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캠벨 애널리스트는 "고가의 오렌지 주스는 여전히 외면받고 있다"며 "업계 전반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933 국민연금 개혁안 찬성 39%, 반대 46%…20대는 63%가 반대 랭크뉴스 2025.03.27
44932 경북산불 현장 투입됐다 귀가하던 60대 산불감시원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3.27
44931 '이재명·김문기 사진' 공개 당사자 "졸지에 사진 조작범"... 누리꾼들 '재반박' 랭크뉴스 2025.03.27
44930 ‘서핑 성지’ 양양군, 체류인구가 주민 6배···고성에선 거주자보다 카드사용 5배 많아 랭크뉴스 2025.03.27
44929 차세대발사체, 재사용으로 변경 돌입…빨라야 8월 결론 랭크뉴스 2025.03.27
44928 애플워치 준다던 적금성 상품…알고 보니 ‘상조 가입’ 랭크뉴스 2025.03.27
44927 ‘상대후보 당선무효유도’ 배우자 징역형 집유 확정으로 박홍률 목포시장 ‘당선무효’ 랭크뉴스 2025.03.27
44926 "한국인, 머리 빠지는 이유 있었네"…'원형탈모' 이유 밝혀졌다 랭크뉴스 2025.03.27
44925 한국 음식에 빠진 美 래퍼 카디비… 이번엔 홍삼 랭크뉴스 2025.03.27
44924 '화마 코앞' 안동 병산서원… 소방관 45명 뜬눈으로 지켰다 랭크뉴스 2025.03.27
44923 [단독]뉴진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못 본다[Pick코노미] 랭크뉴스 2025.03.27
44922 보수 논객들도 “이재명 처음부터 무죄” “윤석열 거짓말은?” 랭크뉴스 2025.03.27
44921 [속보] 안동시 “남후면 산불 확산…고상·고하·하아·상아리 대피령” 랭크뉴스 2025.03.27
44920 타들어가는 심정 아는지 모르는지…내린다는 비도 ‘감감무소식’ 랭크뉴스 2025.03.27
44919 트럼프 "모든 수입차에 25% 관세"…'2차 폭탄' 상호관세도 초읽기 랭크뉴스 2025.03.27
44918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 불에 타…"산불피해" 랭크뉴스 2025.03.27
44917 "불 잘 붙는 이 나무, 경북에 가장 많아"…'괴물 산불' 이유 있었다 랭크뉴스 2025.03.27
44916 [단독] 검찰, 신풍제약·삼성증권 압수수색… ‘코로나 치료제’ 관련 정보유출 의혹 랭크뉴스 2025.03.27
44915 [속보] 영덕서 실종됐던 60대 산불감시원 숨진 채 발견 랭크뉴스 2025.03.27
44914 안동시내 추가 대피령‥경북북부 전역 확산 랭크뉴스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