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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명일동에 대형 싱크홀 발생
오토바이 1대 추락해 매몰···수색 난항
상수도관 파열로 인해 수도 새어나와
연희동 싱크홀 7개월만 또 대형사고
24일 싱크홀(땅 꺼짐) 사고가 발생한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 수색 및 구조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서울 강동구 도로 한복판에서 싱크홀(땅꺼짐)이 발생해 지름 20m가량의 큰 구멍이 생겼다. 지난해 8월 서대문구에서 대형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7개월 만에 또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면서 시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24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9분께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서 싱크홀 사고가 발생했다.

왕복 6차선 도로 가운데 4차선이 무너져 내렸다. 사방 폭은 약 20m, 18m 로 인근 주유소 크기와 비슷할 정도로 컸고 깊이 역시 약 20m로 추정된다. 사고 당시 소방 등에는 “도로가 무너졌다”, “구멍 주변 흙이 계속 무너지고 있다” 등의 신고가 잇달아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싱크홀에 추락해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흙에 매몰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국에 따르면 지반 붕괴 당시 아래에 있던 수도관이 터져 물이 치솟았다. 이후 단수 조치가 이뤄지면서 물줄기는 잡았지만 운전자가 매몰된 지점이 물에 잠겼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소방 관계자는 “싱크홀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몰 직전 이곳을 통과한 카니발 승용차 운전자 1명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강동구는 사고 직후 사거리 구간 양방향을 전면 통제하고 이 같은 내용을 안전 문자로 알렸다. 소방 당국은 오후 6시 43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인명구조 및 피해 상황 확인에 나섰다.

소방 당국은 사고 후 현장 브리핑을 열고 “상수도관이 파열돼 수도가 새어나오면서 땅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고 지점 인근에서 진행 중인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와의 연관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강동구청 측은 “이 공사가 싱크홀과 관련됐는지 현재로서는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싱크홀이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서울 연희동 성산로 대형 싱크홀이 생겨 승용차 한 대가 통째로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어 종로5가역 인근, 고려대역 인근 등지에서 잇달아 지반 침하가 발생했다.

서울에서 지반 침하 사고가 반복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는 수도관 노후화가 꼽힌다. 시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시에서 발생한 싱크홀 223건 중 70건(31.4%)이 상·하수관 노후 및 손상으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시의 수도시설은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노후화한 상황이다. 환경부의 ‘2023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서울 수도관 총 연장 1만 3350㎞ 중 설치된 지 21년 이상 된 수도관은 9154㎞(68.6%)에 달한다. 17개 시·도 중 노후화율이 가장 높다. 전국 수도관 평균 노후화율은 37.5%이다. 설치된 지 30년이 지나 내구연한이 경과된 노후관인 ‘경년관’의 비율도 36.3%로 지자체 평균(23.2%)를 웃돈다.

싱크홀 사고가 반복되자 시는 올 1월 노후 상·하수관로 집중 정비 등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반침하 예방 종합 개선대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만에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시민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사고 지점 인근 한영외고에 재학 중인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스쿨버스를 탈 때 이런 일이 났으면 큰 일이 났을 것”이라며 “가슴이 철렁하다”고 전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땅 꺼짐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없도록 구조와 주변 안전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싱크홀 규모가 커지고 있어 구조 과정에서 2차 사고도 우려되는 만큼 작업 시 안전에도 만전을 기해 달라”고 밝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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