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산불이 마을까지 내려와 민가를 집어삼킬 기세로 번지는 곳이 있습니다.
이승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마을 코앞의 산등성이에서 불길이 타오릅니다.
매캐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릅니다.
[김종일]
"계속 (재난) 문자는 뜨지. 계속 지금도 보면 막 계속 확인 확인 들어오잖아요. 여기가 지방이니까 여기 친구들도 있고 후배들도 있고‥"
불이 번져가고 있는 동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도로와 밭들이 희뿌연 연기로 뒤덮여 시야도 잘 확보되지 않습니다.
불길이 마을까지 번져온다는 소식에 소방차가 긴급히 출동하고, 주민들은 차를 타고 긴급 대피에 나섰습니다.
"당신은 타. 걸어가면 되니깐.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아 여기 다리 밑으로‥"
특히 마을 안 주유소까지 불길이 번질까 주민들은 전전긍긍입니다.
[김홍기]
"이 주유소를 방어하려면 여길 집중적으로 해야되는데 주유소 날아가면 이 동네 다 날아가요."
불길은 결국 마을까지 내려왔습니다.
밭 근처 둔덕에 불길 옮겨붙자, 소방 호스를 들고 급하게 뛰어갑니다.
소방대원이 불길에 맞서 연신 물을 뿌리고 주민도 나서서 진화를 돕습니다.
산불이 민가 바로 근처까지 내려오면서, 급파된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의성 산불은 사흘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진화 헬기가 뜨지 못한 곳을 드론을 띄워 살펴봤습니다.
산불은 마치 활화산처럼 무서운 기세로 곳곳에서 타오릅니다.
20도를 웃도는 낮 기온에 건조한 대기와 초속 15미터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겹치면서, 불티가 쉽게 옮겨붙는 '비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불씨가 옮겨붙을지 모르는 상황인데요.
산 위를 덮고 있는 이렇게 바싹 마른 낙엽들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의성 산불 현장은 산세가 거칠고 임도가 적어 사람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데, 짙은 연기로 진화 헬기 접근도 어렵습니다.
[서재철/녹색연합 전문위원]
"지금은 헬기든 지상 진화든 들어오게 되면 그 진화 대원들의 안전과 생명까지도 위협당할 수 있기 때문에‥"
불길이 휩쓸고 간 자리는 까맣게 그을린 건물 뼈대만 남았습니다.
차들도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체육관은 대피소로 변했습니다.
급하게 몸만 피한 주민들은 여전히 놀란 마음이 가라앉지 않습니다.
[박숙희]
"벌렁벌렁 막 떨려서 앞 뒤 불은 막 앞산에 났지 뒤에 났지 옆에 났지 그래서 당황증이 나서."
아직 불길도 잡지도 못한 상황, 피해 복구를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남기일]
"소나무는 소나무대로 폐기 처분 다 해야 되고‥ 한 30년 내에 어떤 식물이고 소생을 안 하는 걸로 내가 알고 있고. 송이버섯 같은 이런 건 말할 것도 없고."
사흘째 이어진 산불, 주민들은 오늘도 잦아들 기미가 없는 산불에 긴장된 밤을 보내야 합니다.
MBC뉴스 이승연입니다.
영상취재 : 위동원, 변준언 / 영상편집 : 조민우 / 영상제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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