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12월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남태령 일대에서 막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트랙터가 경찰버스로 막혀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protected]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의 행진, 27일 민주노총 총파업 등 이번주 내내 대규모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를 막겠다며 ‘맞불 집회’를 예고하며 양쪽의 충돌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경찰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24일 경찰의 트랙터 행진 제한 통고에 대해 전농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전농 트랙터의 서울 진입은 불허하되, 트럭 20대 진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민변 전농 대리인단은 “트랙터라는 수단을 사용한 행진을 전면 금지한다는 점에서 헌법상 보장되는 집회 및 시위의 자유의 본질을 침해한다”며 트랙터를 포함한 애초 행진 계획을 고수하고, 즉시항고 하기로 했다. 전농은 25일 오후 남태령에서 집회를 연 뒤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까지 트랙터 20대와 1톤 트럭 50대를 동원해 행진할 계획이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 23일 전농에 집회 제한을 통고한 결정적 배경은 ‘탄핵 반대 단체와의 물리적 충돌 우려’였다. 이날 법원 결정 뒤 서울경찰청은 “법원이 허용한 부분은 최대한 보장하되, 불허한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맞불 집회’가 집회 제한의 결정적 이유가 된 데 대해 전농은 막아야 할 집회는 ‘탄핵반대 집회’라고 반발했다. 강순중 전농 정책위원장은 “평화적으로 우리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것에 일부 보수 진영에서 폭력적인 대결 양상을 부추기고 있다”며 “경찰은 트랙터 행진을 막을 것이 아니라 물리적 충돌이 없게끔 (그들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전농은 지난해 12월 트랙터 시위 과정에서 별다른 충돌 없이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까지 진입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갤러리 등에 전농 시위를 비난하며 이를 막겠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남태령에서 전농 진입을 막겠다며 경기 과천경찰서에 집회를 신고했다. 신남성연대도 이날 중장비를 동원해 전농 시위를 막겠다며 후원 계좌를 열었다. 경찰은 이들과 전농이나 민주노총이 실제 대치할 경우,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과 같은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도 고민이 깊다. 최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헌재 인근에서 보이는 폭력 행태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전농의 트랙터 행진에 대해 “헌재 선고를 앞두고 긴장도가 높아졌고 찬반 단체 간의 갈등이나 마찰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청 관계자는 “지금 양쪽의 집회 분위기가 상당히 경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사람끼리 부딪쳐도 상황이 어려워지는데 장비끼리 부딪치는 불상사가 벌어질 경우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274 트럼프, 정권 주요 사건 연달아 맡은 판사 대놓고 '좌표 찍기' 랭크뉴스 2025.03.28
45273 [단독] 국토장관 車도 1분만에 당했다…'가짜 당근' 색출법 발의 랭크뉴스 2025.03.28
45272 중국 환구시보가 '폭싹 속았수다' 극찬... 한한령 완화 청신호? 랭크뉴스 2025.03.28
45271 시진핑, 글로벌 CEO 만남 유력…이재용 삼성 회장도 참석할 듯 랭크뉴스 2025.03.28
45270 “계단·편의점 떠나…따뜻하게 ‘콜’ 기다려요” 랭크뉴스 2025.03.28
45269 지리산국립공원 산불 확산…이 시각 산청 랭크뉴스 2025.03.28
45268 “어떻게 24시간 버티나”… 탈진·위험 속 지치는 소방관들 랭크뉴스 2025.03.28
45267 고가 구독료에도 잘 나가는 챗GPT… 오픈AI 작년 5조 벌었다 랭크뉴스 2025.03.28
45266 강호동 농협회장 ‘셀프 연임’ 군불… 측근들 “경영 연속성 위해 필요” 랭크뉴스 2025.03.28
45265 월급 '살짝' 올려 직원 빼가는 중국 기업… 한숨 늘어가는 한국 기업 [아세안 속으로] 랭크뉴스 2025.03.28
45264 ‘토허제 재지정’에 놀란 서울 집값… 상승 폭 ‘뚝’ 랭크뉴스 2025.03.28
45263 경북 산불 3만 5천ha 피해…역대 최대 규모 랭크뉴스 2025.03.28
45262 산업차관, 車생산·수출 현장 점검…업계 "관세 불리한 대우 없게" 랭크뉴스 2025.03.28
45261 美 생산 늘리는 현대차… 각자도생 꾀하는 계열사 랭크뉴스 2025.03.28
45260 물수건만 두른 채 불길 막은 교도관들 "다음엔 무사할지 모르겠다" 랭크뉴스 2025.03.28
45259 "암 온 더 넥스트 레벨"…올 43% 넘게 오르며 신고가 경신 중인 '이 종목'[줍줍리포트] 랭크뉴스 2025.03.28
45258 교회 파고든 혐오·선동… 근본주의 신학 병폐 랭크뉴스 2025.03.28
45257 보험사도 ‘꼬마 아파트’ 대출 시세 평가 쉬워진다 랭크뉴스 2025.03.28
45256 문형배·이미선 퇴임까지 3주…尹탄핵심판 선고 초읽기 랭크뉴스 2025.03.28
45255 현금 112조 있는데, 한국엔 1.6조뿐…"국내 50조 투자" 삼전의 고민 랭크뉴스 202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