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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프리미엄폰의 제왕으로 불리는 애플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폰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기술 적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가 중국에선 아이폰 점유율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등장으로 관세 리스크까지 재부상하고 있는 상황. 위기 속에서 팀 쿡 애플 CEO는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과거와 달리 전통 명소를 찾고 현지 AI 기업을 극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애플답지 않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흔들리는 애플 제국, 쿡 CEO 중국 구애
1년 전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여했을 때 “(나는) 중국과 중국인을 사랑한다”고 구애했던 쿡 CEO는 올해는 같은 행사에서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를 향한 호평을 내놨다. ‘딥시크를 사용해봤냐’는 기자의 질의에 “물론이다. 훌륭했다(It's great)”는 답을 내놓은 것. 미국 상무부와 국방부가 딥시크 접속을 차단하는 등 보안 우려를 이유로 견제하고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쿡 CEO는 베이징 도착 당일인 22일에는 중국 대형 연예 기획사인 이신의 양톈전 대표와 자금성이 내려다보이는 경산 공원을 함께 산책하고 한 전통 가옥에서 가수 헨리의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보통 현지 애플 매장만 방문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적극적인 행보다.

22일 가수 헨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팀 쿡 애플 CEO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헨리 SNS
쿡 CEO의 이런 변화는 현재 애플이 직면한 복합 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는 노력으로 분석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AI 폰 시장에서 애플이 맥을 못 추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후발주자인 애플은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는 족족 문제가 터지고 있다. 지난 1월 자사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가 제공하는 뉴스 알림 요약 기능을 일시 중단했던 애플은 지난 13일엔 AI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업데이트 버전 출시를 내년으로 연기해 뭇매를 맞고 있다. 해당 기술은 지난해 6월 애플세계개발자대회(WWDC) 2024에서 공개됐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iOS 18 업데이트 버전에 적용됐어야 했다. 갑작스러운 통보에 미국에선 애플을 상대로 집단 소송이 제기됐고, 국내에서도 시민단체 서울YMCA가 애플이 허위·과장광고로 아이폰16 시리즈를 판매해왔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



아이폰 수요 둔화·관세 리스크
차준홍 기자
아이폰 점유율 하락도 우려스럽다. 특히 중국 내 입지가 눈에 띄게 줄었다. 애플에 있어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애플의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은 17%로 1년 전(21%)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침체로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예전만 못한 데다 미·중 갈등 격화, 중국산 프리미엄폰 약진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매년 9월 신제품을 공개하는 애플 특성상 4분기엔 점유율이 크게 오르는데 지난해 4분기엔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하며 중국 비보(18%)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관세 리스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고, 다음 달 2일에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할 것이라 으름장을 놓고 있다. 애플은 트럼프 1기 때 중국 관세 정책에서 일부 면제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관련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전체 애플 제품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고 미국 매출 비중이 40%임을 고려할 때, 관세는 애플의 매출 총이익을 약 1.7%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은 늘 효자 노릇을 했는데 중국산 폰이 추격에 나서면서 애플이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딥시크가 연초에 대두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CEO들이 중국의 시장성을 다시 깨닫게 된 계가 됐을 것이다. 다시 공을 들여야겠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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