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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학자들 "겹치는 쟁점 판단 비껴가"…재판관 의견 차이엔 "사안 달라 尹 적용은 어려워"
수사기록 증거 채택 미언급엔 "선례 유지" vs "핵심 아니라 빼"…'의식적 안한 것' 해석도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가 열리고 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2025.3.24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이도흔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가 2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으나 여러 헌법학자들은 이날 결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를 가늠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두 사건이 12·3 비상계엄 선포의 헌법·법률 위반 여부에 관한 쟁점을 일부 공유해 한 총리 탄핵심판 결과가 윤 대통령 사건의 가늠자가 될 거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헌재가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을 비껴가 예단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헌재는 한 총리 사건에서 윤 대통령과 가장 겹치는 쟁점인 비상계엄 선포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했다는 탄핵소추 사유와 관련해 "한 총리가 적극적 행위를 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며 한 총리가 헌법·법률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학자들은 한 총리가 비상계엄과 관련된 직접적인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소추사유가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기에 이 부분 헌재의 판단을 윤 대통령 사건에 직접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견해를 보였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윤 대통령 사건과의 연결점이라고 할 건 내란 부분인데 헌재가 이 부분은 판단을 안 했다"며 "판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 총리 기각 결정이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나올 수 있단 판단의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정태호 경희대 로스쿨 교수 역시 "겹치는 부분이 사실상 없어 한 총리 결론을 보고 윤 대통령 건의 결론을 추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픽] 헌법재판관 현황 - 최상목 대행 헌법재판관 2명 임명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김토일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정계선 후보자와 조한창 후보자 2명을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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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들은 헌재가 윤 대통령 사건과 연결되는 쟁점을 의식적으로 비껴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사건에서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이다라는 판단을 하면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서 미리 언질을 주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헌재가 해당 부분에 대한 판단을 보류했다고 봤다.

황도수 건국대 로스쿨 교수 역시 "내란죄 성립이라든지 계엄법 위반 등 부분에 관해서는 재판관들이 판단을 일부러 안 하기로 한 것 같다"며 "윤 대통령 사건에 대한 예단을 형성하는 부분은 빼자는 합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교수도 "결국 어떤 의미에선 헌재가 의도적으로 윤 대통령과 관련된 쟁점을 한 총리 사건에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실제로 언급할 필요도 없었다"고 말했다.

헌재가 한 총리 사건 결정문에서 수사기록 증거채택 문제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학자들 판단이 조금씩 엇갈렸다.

이 교수는 "(결정문에 언급하지 않은 것은) 그 부분에 관한 피청구인의 주장에 대해 특별히 문제 될 게 없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한 선례를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 교수는 "선례란 건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인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선례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 부분은 한 총리보다는 윤 대통령 사건에서의 핵심적 부분이라 재판관들 사이 의견이 정리된 게 아니면 넣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번 결정에서 재판관 성향에 따라 의견이 다양하게 나뉜 점을 지적한 학자도 있었다. 이날 선고는 재판관 8명 중 5인이 기각 의견을 냈고 2인이 각하 의견을, 1인이 인용 의견을 냈다.

황 교수는 "이번 결정에서 보인 재판관들 성향에 비춰 보건대 윤 대통령 사건 결론이 8대 0 만장일치는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나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정 교수는 "재판관들의 성향이 대체적으로 외부에서 분석한 대로 드러났지만, 두 사건은 증거의 명백성이나 사건의 중대성 부분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이번 선고에서 재판관 의견이 갈린 것이 윤 대통령 선고에도 적용된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 출석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서울 헌법재판소에 진행된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5.2.19 [공동취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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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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