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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동료, 정치계 등 각계각층 추모 발길
24일 경남 창녕군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산청군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묵념하고 있다. 창녕=뉴스1


24일 오후 경남 창녕군 창녕군민체육관에 마련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의 합동분향소. '산청군 산불 진화대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라고 적힌 커다란 현수막 아래에 경남 산청군의 산불을 끄기 위해 투입됐다 지난 22일 숨진 네 명의 영정이 놓여 있었다.

수십 명의 추모객들은 모두 입을 꾹 다문 채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 순서를 기다렸다. 많게는 10~20명, 적게는 혼자서 분향소를 찾아 제단에 헌화하고 고개 숙여 묵념했다. 희생자들의 영정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추모객들 모습도 눈에 띄었다. 분향을 마치고 나온 주민 김영희(63)씨는 "숨진 공무원이 내 아들 같아서 오게 됐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프다"고 말했다. 창녕군의 한 공무원은 "숨진 동료를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마지막 가는 길이라도 추모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800명에 육박하는 추모객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방명록에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힘쓰겠습니다'라고 적었고,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성낙인 창녕군수,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분향소를 찾았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도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20여 명이 함께 온 창녕고등학교 학생 중 2학년 최승원군은 "재난을 막으려다 희생돼 정말 안타깝고,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4명의 유족들은 오전 일찍 분향소를 찾았다. 일부 유족은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겨우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를 올리며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손수건이나 손으로 입과 얼굴을 가리고 한참을 흐느끼기도 했다. 유족들은 "전문 인력도 아닌데 무리하게 투입하는 바람에 이런 변이 생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진화 작업 중 숨진 이들의 사연도 안타까움을 더한다. 2021년 입직한 창녕군 공무원 강모(33)씨는 경남도청 전입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는데, 주말에 산불 진화에 투입돼 숨졌다. 진화대원 공모(60)씨는 92세 홀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진화대에 들어온 효자이고, 진화조장 이모(64)씨는 자신의 차로 동네 노인들을 읍내나 병원으로 태워주던 일에 앞장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진화대원 황모(63)씨는 지난해 11월 진화대에서 일을 시작했지만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던 동료였다고 한다.

창녕군은 사망자들을 애도하는 차원에서 오는 27일까지 5일 동안 지역에서 예정된 각종 행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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