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이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000만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이 자신을 협박하고 금전을 갈취한 ‘사이버 렉카’ 구제역(본명 이준희)과 주작감별사(본명 전국진)에게 정신적 피해를 이유로 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 렉카는 온라인의 부정적 이슈에 관한 영상을 제작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을 일컫는다. 교통사고 현장에 빠르게 나타나 사고 차량을 견인하는 렉카(Wrecker)에서 유래했다.
쯔양은 지난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수년간 교제폭력을 당한 사실을 고백하면서, 이 피해 사실을 빌미로 이들 유튜버에게 협박을 당했다고도 밝혀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최근 유튜브에서 배우 고 김새론과 김수현을 둘러싼 허위 사실이나 각종 사생활 소문이 마구잡이로 확산하고 있는데 이런 무분별한 폭로에 대해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김혜령 판사는 쯔양이 구제역과 주작감별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사건 첫 번째 변론기일을 열었다. 유튜브 채널 구독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쯔양은 지난해 7월11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전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인 A씨에게 4년간 폭행 등 피해를 보았다고 고백했다. 불법촬영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고 돈을 빼앗겼으며, 강요로 술집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또 불공정 계약 때문에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유튜브 방송 수익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했다.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와 관련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그런데도 쯔양이 이 피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과거를 약점 잡아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사이버 렉카들 때문이었다. 쯔양의 방송에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입수해 내보낸 녹취록에서는 구제역·주작감별사 등이 쯔양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얻은 뒤 어떻게 금품을 요구할지 논의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들은 실제로 2023년 2월 쯔양에게 “탈세,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제보받았다. 돈을 주면 공론화하지 않겠다”며 협박하고, 55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8월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 수원지법에서 열린 1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구제역에게는 징역 3년을, 주작감별사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최모 변호사는 징역 2년, 유튜버 카라큘라(본명 이세욱)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유튜버 크로커다일(본명 최일환)은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법원은 쯔양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에 대한 다음 변론 기일을 오는 5월 12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