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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일본을 찾는 한국 여행객의 수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가까운 거리, 저렴한 비용이 국경을 넘는 장벽을 낮춘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에는 역대 2월 기준 방문 기록을 새로 쓰며 올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방일객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4일 여행업계와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방일 한국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늘어난 84만73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2월에는 여행객이 몰리는 설 연휴가 있었지만 올해 더 늘었다. 지난 1월에는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6일간의 황금연휴로 여행객이 몰리면서 96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1~2월 두 달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이미 180만명을 넘어서면서 1000만명 돌파 기대감도 나온다.
일본 방문객 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연간 200만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2015년 4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에는 750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노 재팬 운동으로 한때 급감했다. 이후 2022년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882만명이 일본을 찾았다.
여행객들은 일본 여행의 인기 요인으로 짧은 비행시간과 저렴한 비용을 꼽는다. 특히 2022년 말부터 외국인의 무비자 개인 여행이 재개되며 엔저로 인해 여행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하지만 엔화 가치가 상승과 일본의 관광세 인상 예고에도 여행심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엔화는 지난해 여름 100엔당 860원대까지 떨어졌던 것에 반해 최근 950원대로 치솟았다. 또 일본이 외국인 관광객 때문에 몸살을 앓으면서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광세를 대폭 인상하기 시작했다.
예컨대 오사카와 교토는 올해 숙박세를 두배 가량 늘릴 계획이다. 일본이 마음먹고 가야 하는 여행지가 아닌 수시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로 인식된 것도 한몫했다. 실제로 여기어때가 앱(애플리케이션) 이용자 672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본으로 떠나고 싶은 시기로 '아무때나'를 선택한 응답자가 18%로 가장 많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음식부터 쇼핑, 관광까지 다양한 여행 테마를 제공해 재방문객이 어느 지역보다 많은 여행지"라며 "작년 말부터 엔저 효과가 다소 줄어들었지만 단거리 여행지라는 점에서 대세에 지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인들은 해외여행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일본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유효여권은 총 2164만권으로 집계됐다. 여권 보유율이 17.5% 수준으로 한국의 40%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일본인들의 작년 방한 일본인 숫자는 322만명이다. 460만명을 찍은 중국 다음이다. 꾸준하게 오고는 있지만 방일 한국인 수에 비하면 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