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뉴럴링크 개발 '텔레파시' 이식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컴퓨터 조작"
휠체어·로봇도 생각으로 움직이고파"
뇌파를 전기신호로 바꿔 컴퓨터 조작"
휠체어·로봇도 생각으로 움직이고파"
BCI 기술은 사람의 뇌와 컴퓨터나 다른 전자기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로 사람 생각이나 의도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쉽게 말해 BCI 칩이 마음을 읽어 그 정보를 컴퓨터에 전달하는 것이다. 뉴럴링크 제공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개발한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받은 첫 번째 환자가 1년이 지난 지금 '생각만으로'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새 삶을 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놀런드 아르보(30)는 다이빙 사고로 어깨 아래 신체가 모두 마비된 지 8년 만인 지난해 1월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장치인 '텔레파시'를 뇌에 이식받았다. 아르보는 6년간 뉴럴링크의 실험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뇌 임플란트' 첫 대상자가 됐다. BCI는 뇌파를 전기 신호로 바꿔 전자기기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같은 해 3월 뉴럴링크는 아르보가 휠체어에 앉아 손발을 쓰지 않고 노트북 스크린의 마우스 커서를 조작해 체스를 두는 영상을 공개했다. BCI 장치를 두개골에 이식해 미세한 전극을 통해 신경세포(뉴런)와 신호를 주고받음으로써 컴퓨터 조작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
BBC는 수술 후 1년이 지난 아르보의 칩 조작 능력이 이전보다 향상됐다고 보도했다. 아르보는 "이제는 게임으로 친구들을 꺾기도 한다"며 "불가능해야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르보의 다음 소원은 BCI로 휠체어나 휴머노이드 로봇도 조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아르보는 처음 수술받기로 결심했을 때를 떠올리며 "잘 되든 안 되든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며 "모든 것이 잘된다면 뉴럴링크의 참여자로서 도움이 될 것이고, 끔찍한 일이 벌어지더라고 그것을 통해 배울 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술 전후로 대화를 나눈 머스크에 대해선 "나만큼이나 기뻐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모든 것이 순조롭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칩과 뇌 사이의 연결이 끊어져 컴퓨터 조작을 할 수 없게된 일도 있었다. 아르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정말 속상했다"면서 "다시 뉴럴링크를 사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행히 뉴럴링크가 소프트웨어를 조정하면서 문제는 해결이 됐지만, 전문가들이 제기해온 BCI의 기술적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근본적으로 이 기술이 인간의 내밀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애닐 세스는 영국 서식스대 신경학과 교수는 BBC에 "두뇌의 활동을 추출한다는 것은 우리의 행동만이 아니라 생각, 믿음, 감정까지도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뉴럴링크의 컴퓨터 칩을 뇌에 이식받은 놀런드 아르보(오른쪽). 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