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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인접한 하동으로 확산하면서 화마(火魔)가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이다. 산불이 장기화하면서 소방대원도 다치는 등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24일 오전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민가로 불이 내려온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던 소방차가 뒤집어져 소방대원 2명이 다쳤다. 사진 경남소방본부


소방차 뒤집어져 2명 다쳐, 부상자↑
24일 경남도·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민가로 불이 내려온다’라는 신고를 받고 24일 오전 2시 16분쯤 산청군 시천면 산불현장에 출동하던 소방차가 좁고 가파른 산길에서 전도됐다. 이 때문에 차에 타고 있던 소방대원 2명이 허리와 다리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대원 2명이 다치면서 산청 산불 사상자가 기존 10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앞서 산청에서는 이번 산불로 경남 창녕군 소속 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산불 현장에 고립돼 숨졌다. 함께 있던 5명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산청 주민 1명도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퇴원했다.

경남 산청군 지역 산불 발생 나흘째인 24일 오전 산림청 헬기가 산청군 단성면 일대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청은 상당 부분 진화…하동에 집중”
현재 산림당국은 일출과 함께 진화헬기를 투입해 불길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전날과 달리 연무가 없어 헬기를 곧장 투입했다. 전날에는 연무가 심해 오전 10시가 지난 뒤에야 헬기를 띄울 수 있었다.

산림청 등에 따르면 낮 12시 기준, 진화헬기 39대와 진화차 등 장비 252대, 진화대 등 인력 2440명이 투입됐다. 공중에서 헬기가 물 폭탄을 쏴 불길을 잡고, 지상에선 공중진화대 등 진화 인력이 산불 확산을 차단하는 중이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이날 오전 현장 브리핑에서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상당 부분 진화가 됐지만, 불길이 하동군 옥종면으로 번져 헬기를 옥종면으로 집중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경남 산청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4일째로 접어든 24일 오전 산청군 단성면 산기슭에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찔끔’ 단비도 반가워”
이날 오전 7~8시쯤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한때 진화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있었다. 산청산불현장종합지휘본부에 있던 산림당국 공무원들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불 현장을 바라보며 “이대로 1시간만 더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이날 산청에 0.1㎜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적은 비여도, 습도를 높여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하지만 강한 바람은 여전히 변수다. 기상청은 때때로 초속 10~15m 돌풍을 예보했다.

낮 12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68%다. 오전 6시 70%에서 다소 줄었다. 전체 화선(火線) 50㎞ 중 34㎞를 잡고, 16㎞가 남았다. 불길이 하동으로 확산하면서 주민 대피 규모는 크게 늘었다. 산청 329명, 하동 814명 등 총 1143명 768명이 산청 단성중·하동 옥종초 등 19개소로 대피했다. 하동의 경우 전날 오전 대피 인원(117명)과 비교해 약 700명 늘었다.

또 주택, 공장, 창고, 사찰 등 57개소가 불에 타면서 시설피해도 이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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