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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소득 3분위(상위 40∼60%) 가구의 흑자액이 70만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액이 60만원대로 집계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가계 소득은 늘었지만, 부동산 구입에 따른 취·등록세 및 이자, 교육비 등의 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흑자액은 소득에서 이자·세금 등 비소비지출과 의식주·교육비 등 소비지출을 뺀 금액으로, 가계 여윳돈을 뜻한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득 3분위(상위 40∼60%) 가구 흑자액은 6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만8000원 감소했다.

3분위 가계 흑자액 감소에는 지출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작년 4분기 3분위 가구 비소비지출은 77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12.8% 늘었다. 가계 소득·지출 통계를 함께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가장 많고, 증가 폭도 가장 크다. 그 중 이자 비용은 1.2% 늘어난 10만8천원이었다.

부동산 구입에 따른 취·등록세가 늘면서 비경상 조세(5만5000원)가 5배 가까이 증가한 점도 가구 여윳돈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 교육비 지출(14만5000원)도 13.2% 늘었다. 전체 가구의 평균 교육비 증가 폭(0.4%)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 포모(FOMO·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공포) 심리, 사교육비 부담 등에 짓눌린 대한민국 중산층의 현실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줄고있다. 4년 전만 해도 3분위 가구 흑자액은 94만원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줄고 있다. 2022년 3분기 80만원 선이 깨져 70만원대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이후 감소하다가 이번에 70만원 선이 깨져 65만원으로 내려간 것이다.

특히 최근 3개 분기 동안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인 것은 3분위가 유일하다. 전체 가구의 평균 흑자액이 최근 2개 분기 연속 늘며 회복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최빈층인 1분위의 흑자액은 작년 4분기 감소했지만, 그 이전 6개 분기는 모두 상승했다. 2분위와 4분위, 고소득층인 5분위는 모두 흑자액이 증가했다.

이에 중산층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17일 발간한 '최근 소비 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는 ‘중위소득 계층의 가계부채 증가와 이자 비용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여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산층 가구의 빠듯한 살림살이가 내수와 경제 기반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3분위는 자가 점유 비율이 50%를 넘고 교육비 지출도 고소득층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하는 계층”이라며 “이들 계층의 여윳돈 감소는 내수에 새로운 악재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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